10일 롯데그룹이 단행한 사상 최대 규모의 임원 인사에서 오너 일가인 장선윤(36) 롯데쇼핑 이사대우와 신동립 호텔롯데 전무가 각각 이사와 부사장으로 승진, 눈길을 끌었다. 장 이사는 신격호 그룹 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쇼핑 총괄 부사장의 딸로, 신 회장에게는 외손녀다. 롯데는 그의 승진에 대해 롯데 명품관 `애비뉴엘'의 성공적인 안착을 주도한 점이 감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외국 유학 경험과 특유의 감각을 살려 애비뉴엘 사업을 도맡다시피 챙겨왔고, 여기에 오너 일가라는 신분 때문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다. 그러나 그는 작년 이맘때 이사로 승진했고, 그로부터 1년만에 `대우' 꼬리표를 떼어냈다는 점에서 이번 승진은 그의 통상적인 실적보다는 오너 일가라는 점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통의 경우 이사대우를 단지 2년은 넘겨야 승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또 신 회장의 5촌 조카이면서 신동인 롯데자이언츠야구단 구단주 대행의 동생인 신동립 호텔롯데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신동립 부사장은 2002년 전무로 승진한 바 있다. 롯데와 유통업계의 라이벌인 신세계도 지난해말 임원인사에서 이명희 회장의 사위인 문성욱(34)씨를 신세계I&C 상무로 기용해 화제가 됐었다. 문 상무는 이 회장의 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의 남편이나 당시 신세계는 그가 SK텔레콤 기획조정실 등을 거친 정보기술(IT) 분야 전문가라는 점을 높이 샀다고 인사 배경을 밝혔다. 문상무는 그러나 2004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부장으로 임명된 뒤 일본 후지쯔에서 연수를 받는 `혜택'을 누린 뒤 곧바로 상무 자리에 오른 것으로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작년 말 인사에서 정몽근 회장의 차남 정교선(32) 기획조정본부 기획담당 이사를 1년만에 상무로 `고속' 승진시켰다. 보통 몇 년 걸려야 밟고 지나갈 수있는 `징검다리'를 훌쩍 뛰어넘은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