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황우석(黃禹錫) 교수의 연구비에 대한 감사 결과, 황 교수가 정부 연구비(10억원)와 민간 후원금(52억원) 등 총 62억원을 개인계좌로 관리하며 부당하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 중 재료비와 인건비 등 연구비 10억원과 후원금 15억원 등 25억원은 사용처가 불분명한 것으로 확인, 검찰에 수사자료로 통보했다. 감사원은 6일 황 교수에 대한 정부 연구비(186억원), 민간 후원금(60억원) 등 246억원중 최근 5년간 집행된 164억원에 대한 회계감사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황 교수는 2002년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광우병 내성소 개발' 등 4개 과제를 수행하면서 연구보조원 53명의 통장과 인감을 개인적으로 고용한 직원이 보관토록 하고 이들의 인건비 8억원을 자신의 개인계좌에 입금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 교수는 또 서울대 수의과학대로부터 2004년 4월부터 1년간 6차례에 걸쳐 실험용 돼지 494마리와 송아지 2마리 등 구입 명목으로 2억원을 받은 뒤 개인계좌로 돌려 사용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황 교수가 이 돈을 인건비와 숙소 임차료 등에 사용했다고 진술했으나 증빙자료가 없고 개인계좌에 강의료와 민간 후원금 등이 섞여 입금돼 실제 사용내역은 확인하지 못했다. 황 교수는 아울러 서울대 연구비관리규정에 따라 총장 명의로 연구협약을 맺고 연구비는 대학계좌로 받아야 하는데도 이를 어기고 S기업, D건설, 과학재단 등으로부터 자신의 계좌로 입금받은 뒤 52억원을 임의로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 교수는 이 중 18억8천만원을 2004년9월부터 지난해말까지 `황우석교수 후원회'에서 모금한 후원금을 관리하는 과학재단으로부터 연구비 명목으로 받아 7억원은 자신 명의 정기예금 통장에 예치했고 8억원은 현금으로 인출해 5만달러를 김선종.박종혁 연구원에게 전달하는 등 연구목적외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또한 황 교수의 민간 후원금을 관리해온 사단법인인 신산업전략연구원이 일부 자금을 주식 등에 투자했고, 황 교수가 정치인들에게 현금으로 후원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그러나 정치 후원금이 누구에게 얼마나 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기영(朴基榮) 전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순천대 교수)도 2001년12월부터 2004년11월까지 황 교수로부터 `광우병 유전자 정보분석의 사회적 영향'과 `바이오장기의 윤리적 고찰과 산업적 발전방안' 등 2개 과제에 대한 연구비 2억5천만원을 받았으나 연구기간 만료일까지 최종 연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 전 보좌관은 감사원 조사에서 "최종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은 사실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의명 감사원 전략감사본부 심의관은 "이런 문제점은 황 교수가 1999년 송아지 복제(영롱이)에 성공하고 줄기세포관련 논문이 2004년과 2005년 사이언스지에 게재되면서 황 교수에게 한꺼번에 많은 후원금이 몰리며 규정에 맞지 않게 집행했고 과기부와 서울대 등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데서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황 교수가 연구목적 이외로 사용하거나 사용처가 불분명한 부분은 검찰에 관련 자료를 넘길 방침이어서, 검찰수사를 통해 유용이나 횡령여부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관계기관의 지도.감독상 책임과 황 교수의 책임문제는 오는 13일부터 실시되는 국가연구개발(R&D)사업 관리실태 감사시 종합적으로 검토해 처리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김범현 기자 hsh@yna.co.kr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