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민의 74%가 "소득격차가 확대됐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격차가 확대됐다고 느끼는 사람의 69%는 격차확대에 "문제가 있다"고 대답했다. 일본은 과거 '1억 총중류'로 불릴 정도로 빈부격차가 없는 사회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이런 사실은 아사히(朝日)신문이 전국 유권자 3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5일 보도한 우편여론조사에서 밝혀졌다. 아사히는 작년 11월 말 조사표를 우송해 1월 17일까지 반송해온 2천124명의 회신을 분석했다. 응답자의 81%는 "금전적으로 곤란을 받을지 몰라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58%는 '승자'와 '패자'로 나누는 분류방식에 저항감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일본 사회의 소득격차확대논란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정부가 추진해온 '승자독식' 개혁정책의 산물이라는 논의가 국회를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응답자의 60%는 그러나 '경쟁이 활력을 높여준다'거나 '만회할 수 없는 사회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해 경쟁사회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격차확대는 문제'라고 답한 사람의 54%는 소득격차가 "능력이나 노력 이외의 요인으로 결정되는 측면이 많다"고 답했다. 반면 격차확대에 문제가 없다고 대답한 사람은 72%가 격차는 "개인의 능력이나 노력에 의해 결정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금전적으로 자신을 '승자'로 생각하는 사람은 3%, '패자'로 평가한 사람은 21%인데 비해 72%는 '어느 쪽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간자키 다케노리(神崎武法) 대표는 4일 "생활보호가구와 저축잔고가 전혀 없는 가구가 늘고 있는데서 보듯 '도시와 지방',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고령자와 젊은 층' 사이의 격차가 분명히 확대되고 있다"면서 "격차가 커지면 활력이 저하돼 사회안정을 해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노구치 구니코(猪口邦子) 소자화.남녀공동참여 담당상은 고이즈미 개혁의 결과로 사회가 '승자'와 '패자'로 양극화됐다는 비판에 대해 승자도 패자도 아닌 '기다리는 사람들(待機組)'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그는 "싸우다 진 '패자'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지적하고 "정말 반성해야 할 사람들은 프리터와 니트 등 '기다리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고이즈미 총리도 최근 내각 메일 매거진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존재를 지적하면서 "그런 사람들이 갖고 있는 힘을 발휘하고 창의력을 활용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권 자민당의 중의원 초.재선의원 50명은 2일 "젊은이를 응원하는 젊은 의원모임'을 발족,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혀 고이즈미 총리의 호소에 호응키로 했다. (도쿄=연합뉴스) 이해영 특파원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