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시샘하는 입춘 추위가 맹위를 떨친 가운데 해외발 한파가 밀려오며 주식 시장이 급락세를 나타냈다. 3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40.94포인트(2.9%) 떨어진 1333.50으로 한 주를 마쳤다.이번 주 지수는 51.06포인트 내려 앉았다.코스닥은 641.20으로 23.24포인트(3.5%) 밀려났다. 美 증시가 생산성 부진에 따른 인플레 압력 고조 우려로 하루 만에 내림세로 돌아서며 1% 가량 하락했다는 소식에 국내 증시도 맥없이 무너져 내렸다. 외국인이 이틀 연속 주식을 순매도했고 장 중 프로그램 매매까지 팔자 우위로 돌아서면서 지수는 한때 1330선까지 후퇴하기도 했다. 장 막판 개인이 매수 강도를 늘리고 외국인이 소폭 사자로 전환하면서 낙폭 축소를 시도하는 듯 했으나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 이틀 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했던 투신권이 팔자로 돌아섰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투신과 보험이 9일째 동반 매도를 이어가는 등 수급이 꼬이면서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시켰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383억원과 2186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였고 기관은 2123억원 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프로그램은 1420억원 매도 우위.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합계 6.9조원으로 전날(7.7조원)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외국인 지분 한도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전날 꿈틀거렸던 통신업이 상대적 강세를 이어갔다.그 외 업종은 모두 하락한 가운데 오늘은 자동차 업종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의견 등 다양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70만원대로 내려앉았고 한국전력현대차,하이닉스,LG필립스LCD, LG전자 등 주요 대형주들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국민은행과 우리금융 등 은행주뿐 아니라 증권주와 보험주 모두 약세를 시현했다. 반면 SK텔레콤이 20만원대로 올라서면서 하락장에서 빛을 발했고 KT&G는 3.6% 급등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저력을 발휘했다.도쿄 증권거래소에서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POSCO가 국내에서도 9일 연속 상승 가도를 달리며 두각을 나타냈다. 소비심리 회복주로 꼽힌 F&F가 5% 넘게 뛰어 올랐고 CJ가 지분을 인수하기로 한 삼호F&G가 이틀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반면 CJ는 3.3% 하락하며 대조를 이뤘다.외국계 창구로 매물이 흘러나온 대림산업이 9.6% 급락. 코스닥에서는 NHN과 다음, 네오위즈,CJ인터넷,인터파크 등 인터넷주들이 줄줄이 떨어졌다.LG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아시아나항공,동서,포스데이타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주식값도 모두 밀려났다. LCD TV로의 업종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 DM테크놀로지가 가격 제한폭까지 솟아 오르며 눈길을 끌었다.4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르네코가 거래량이 급증한 가운데 4.8% 상승했다.올해 수익성 향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유엔젤도 강세를 시현.해외CB를 발행키로 한 이랜텍은 7% 넘게 빠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126개 종목이 상승했으나 하락 종목 수는 654개에 달했다.코스닥에서는 상한가 22개를 비롯해 154개 종목이 상승한 반면 747개 종목은 하락했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연구원은 "최근 한국 증시가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 약세를 기록했으나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추세적 하락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당분간 1300~1400선에서 기간 조정 형태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주 금통위 회의와 옵션 만기일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증시는 안정을 되찾고 반등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