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1월 중순 급격한 조정을 받으면서 펀드 투자자들도 적잖은 수익률 하락을 맛봤다. 상승장에만 익숙했던 일부 투자자들은 주가가 갑자기 폭락하자 주식이나 펀드를 팔아야 하는지 아니면 계속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지를 몰라 허둥댔으며 일부는 성급히 팔았다가 후회를 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증권가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평범한 투자의 원칙들이 위기 때 훌륭한 지침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됐다. 이번 증시 폭락과 반등 과정에서 나타난 수익률 변화 등 데이터를 통해 펀드 투자에서 명심해야 할 몇 가지 원칙들을 되짚어 본다. ◆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 우선 이번 폭락 과정에서 공격적인 펀드가 그만큼 위험도 크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폭락 장세가 시작된 지난달 17일부터 반등이 시작된 24일까지 공모형 주식펀드의 전체 평균 수익률은 -10.66%였다. 이런 가운데 일부 펀드들의 수익률 하락폭은 전체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특히 한국운용의 `한국부자아빠핵심주도주식증권W-1'의 수익률이 -19.75%나 떨어졌고 알리안츠글로벌의 `Best중소형주식A-1CLASSB' -15.70%, 미래에셋자사운용의 `미래에셋3억만들기중소형주식1' -15.03%, 현대와이즈운용의 `현대히어로-생로병사주식' -14.54%, 미래에셋투신운용의 `미래에셋 3억만들기솔로몬주식1' -14.34% 등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지난해 상승장에서 평균치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던 펀드들로 정보기술(IT), 증권, 은행, 보험 등 베타계수(시장의 움직임에 대한 민감도를 나타내는 수치)가 높은 종목들을 편입한 경우가 많았다. 반면 우리자산운용의 `비과세장기배당주식1'(-4.86%), SEI에셋자산운용의 `세이고배당밸런스드60주식혼합형'(-5.25%) 등 베타계수가 낮은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배당주 펀드들은 상대적으로 뛰어난 수익률 방어 능력을 보였다. ◆ `주가 폭락은 투자 기회'..섣부른 환매는 금물 = 또 주가 폭락은 아주 좋은 투자 기회라는 상식도 다시 한번 곱씹게 됐다. 폭락장에서도 반등을 예상하고 과감하게 펀드에 가입한 경우 이미 단기간에 적지 않을 수익률을 누리고 있는 것. 한국펀드평가가 지난 24일 이후 31일까지 공모형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6.96%에 달했다. 특히 삼성투신운용의 `삼성코스닥스타지수인덱스주식1'(12.02%), 알리안츠글로벌의 `Best중소형주식A-1ClassB'(10.19%) 등은 단 엿새 만에 수익률이 10%를 넘어섰다. 물론 이 수익률은 목돈을 한꺼번에 예치하는 거치식 투자를 전제로 산출된 것이지만 적립식의 경우도 폭락장이 기회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즉 주식 매입 단가를 낮춤으로써 이후 반등시 수익을 취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증시가 일시적인 급락세를 보이더라도 서둘러 환매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자산 배분은 필수 = 한편 1월 폭락장을 거치면서 위험 관리 차원의 자산 배분의 필요성도 다시 한번 강조됐다. 특히 자산의 대부분을 국내 주식형 펀드에 넣은 투자자라면 폭락장이 진행되는 동안 주가가 더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환매 유혹에 시달렸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이 기간 수익률이 비교적 안정적이던 라틴아메리카, 동유럽 등 해외 펀드에 자산의 일부를 배분했거나, 작년 높은 수익률을 거둔 주식형 자금 가운데 일부를 채권형으로 전환했다면 급락에 따른 피해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 주식시장이 가파른 반등세를 이어가며 코스피지수 1,400선, 코스닥은 700선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환율 하락과 국제유가 상승 등 각종 악재들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다시 한번 지수 조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따라서 다시 한번 급락 조정의 영향을 고스란히 떠안지 않으려면 자산별, 시장별, 섹터별, 종목별, 시간대별로 분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