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계의 관심사였던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적표가 공개됐다. 중국 국가통계국 리더수이(李德水) 국장은 25일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18조2천321억위안(약 2천189조원.2조3천억달러)으로 전년대비 9.9% 증가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최저 9% 초반대에서 최대 9.8%(블룸버그)를 예상했던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모두 상회하는 것이었다. 이같은 성장률은 중국이 프랑스와 영국을 제치고 세계 4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것임을 의미한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나 명보 등은 26일 "중국이 프랑스와 영국을 제치고 세계 4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현재 세계 최대 경제대국은 미국으로 GDP 규모(2004년 기준)가 11조6천675억달러이며 일본이 4조6천200억달러, 독일이 2조7천144억달러로 뒤를 잇고 있다. 명보는 중국에 이어 영국은 2조200억달러로 5위로 내려앉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이 아직 GDP 규모면에서 영국을 추월하지 못했다면서 중국의 순위를 5위로 전하는 매체도 있기는 하다. 중국의 지난해 9.9% 성장은 긴축정책 속에서도 성장에너지가 위축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당국이 과열된 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부동산과 철강, 자동차 등 일부 주력산업의 성장을 억제하는 정책을 강력히 시행하면서 상당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중국 정부도 가급적 경기 진정의 효과를 드러내기 위해 통계의 수정까지 시도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작년말 그동안 GDP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던 일부 서비스산업 생산분을 반영해 2004년 GDP규모가 1조9천700억달러로 당초 발표보다 16.8%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통계조정에 따라 2004년 경제성장률도 당초 9.5%에서 10.1%로 상향됐다. 지난해 경제지표를 발표하면서 리 국장은 "9.9%의 증가율은 전년도 증가율 9.5%에 비해 0.4% 포인트 높은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상하이 금융소식통은 26일 "중국의 성장에너지가 당국의 통계조정으로 통제될 수 없는 상황임이 드러났다"면서 "경기의 연착륙이 과제로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의 내용을 분석해보면 수출과 고정자산 투자가 함께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고정자산 투자는 25.7% 증가한 8조9천억위안으로 집계됐고, 소매판매는 6조7천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12.9% 늘어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나 개인자산 감소 등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이 정도의 증가율을 보인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상하이 소식통은 "올해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실제로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내수가 받쳐주는 경제구조에서는 디플레이션이 쉽게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하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