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원유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Dubai)유 가격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更新)했다는 소식이다. 당초 정부가 발표했던 5% 경제성장률 등 올해 경제운용방향은 국제유가를 비롯한 대외여건이 지난해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란 전제에서 설정됐던 것이고 보면 여간 걱정스러운 일이 아니다. 최근 국제유가는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 등으로 인한 불안한 정세 때문에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여왔다. 특히 이란이 생산량 감축(減縮) 등 석유를 무기화하려 들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도 넘을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는 판이다. 두바이유가 지난 20일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하고 23일에는 60.78달러를 기록하며 연거푸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그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 국제유가가 이런 추세로 간다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실로 막대하다.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 원자재 가격에다 고유가 부담이 가세할 경우 기업들의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원·달러 환율하락을 걱정하고 있는 수출기업들로서는 한마디로 설상가상(雪上加霜)인 형국이 될 것이다. 게다가 고유가는 국내 소비회복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수출이 예상보다 감소하고 소비회복이 기대에 못미치면 올해 5% 성장 목표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국 경제가 기대와 달리 불안해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물론 우리 입장에서 고유가에 대해 뾰족한 대책이 있는 것은 아니다. 국제유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을 때마다 고민이 깊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국제유가의 향방을 예의 주시하지 않으면 안되는 게 우리 처지다. 정부는 이미 마련해 둔 여러가지 시나리오별 대응계획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것이고 에너지 절약,에너지효율 향상,그리고 대체에너지 개발에 정부 기업 소비자 등이 힘을 모아야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통제하기 어려운 대외변수들이 이렇게 늘고 있다면 정부는 올해 경제운용에 있어서 더욱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만에 하나 국내적으로 기업들의 의욕을 꺾어 놓거나 가계 소비활동의 위축을 초래할 그런 일들이 겹친다면 한국경제는 내우외환(內憂外患)의 꼴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