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마케팅 회사 SCA의 창업자 스티브 카플란은 23개 회사를 경영하면서 전 세계 100여개 기업의 컨설팅을 맡아온 비즈니스 전문가다. 그가 지하실에서 시작한 SCA를 16개국 1300여명,매출 25억달러 규모로 키운 과정은 이렇다. 그는 창업 이듬해 6명의 직원과 빚더미에서 허덕거리며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었다. 그러다 프록터앤드갬블(P&G)의 제품 마케팅을 시작했다. 5년 만에 매출이 3000만달러로 뛰었다. 이 대형 고객은 곧 다른 매머드 고객으로 연결됐다. 마침내 그는 연매출 2억5000만달러 규모의 업계 1위에 올라섰다. 그는 이 대형 고객을 '코끼리'라고 부른다. 최근 번역된 '코끼리를 쇼핑백에 담는 19가지 방법'(스티브 카플란 지음,최경남 옮김,황금나침반)에서 그는 비즈니스 세계의 '코끼리'인 대형 기업 고객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는 성공의 발판이 되는 코끼리들과 거래했을 뿐 아니라 스스로 거대한 코끼리이기 때문에 코끼리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잘 안다. 그래서 개인과 기업이 중요한 파트너를 확보하는 방법을 상대 고객,즉 코끼리의 입장에서도 비춰준다. 그는 "코끼리 역시 당신을 원한다"며 이런 얘기를 들려준다. 자매 사진사인 에밀리와 메건은 작은 주문형 문구점을 운영했다. 대부분이 동네의 개인 고객이었다. 그러다 이들 자매는 포천지 선정 최고 기업들 가운데 집과 가까운 몇 군데와 접촉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이들은 첫해에 '코끼리 세 마리'와 100건의 거래를 하게 됐다. 그리고 얼마 안돼 1000건의 주문을 확보하고는 환호성을 질렀다. 코끼리가 결코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예다. 그는 이처럼 큰 고객을 발굴하고 문을 두드리고 계약을 따내고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19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유망 고객 리스트를 작성하고 프레젠테이션에서 승리하며 고객 내부에서 지원군을 찾아내는 법,코끼리 기업과 협상하는 데 필요한 아이디어와 테크닉을 제시한다. '유망 고객을 발굴할 때의 단계별 순서와 방법' '대형 고객과 전화할 때 유의해야 할 사항' '대기업의 관료주의를 역이용하는 방법' 등 세부적이고 실질적인 어드바이스를 제공한다. 나아가 대기업의 틈바구니에서 중소업체가 살아남는 방법과 최고의 코끼리를 선별하는 법,비즈니스 파트너의 기대를 충족시켜 수익을 극대화하는 법,고객 회사의 내부에서 지원군을 확보하고 육성하는 방법도 일러준다. 마지막에는 '코끼리를 실망시키지 말라' '위기를 방관하지 말라' '코끼리의 덫을 피하라' '숫자관념을 잃지 말라' 등 5가지 실수를 피하는 노하우까지 알려준다. 284쪽,1만2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