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 증시 랠리를 이끌었던 기술주들이 태평양을 건너온 찬바람에 시달리고 있다. 18일 기대에 못미친 실적을 내놓은 인텔과 야후발 쇼크가 증시 폭락의 한 원인을 제공한 데 이어 19일 오전에도 애플컴퓨터와 이베이의 부진한 실적이 공개되며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사그러들 것이라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증시에서도 시장이 직면한 조정국면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당분간 정보기술(IT)주들의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IT, 당분간 줄여라 인텔과 야후의 기대 이하 실적발표에 이어 18일(현지시간) 미국의 또다른 기술주 대표주자 애플컴퓨터는 외견상 시장의 컨센서스(주당 61센트)를 웃도는 주당 65센트의 분기 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특별손익을 빼면 이 수치는 42센트에 그쳐 시장예상치(48센트)를 밑돈다. 여기에 애플측에서 이번 분기 매출 성장세가 시장 전망치보다 낮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대표적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마저 올해 1.4분기와 2.4분기 매출 전망치를 시장의 예상치보다 낮게 제시함으로써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이 영향으로 국내는 물론, 미국,일본 등 주요 증시가 일제히 기술주를 중심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기술주에 대한 신중한 대처를 주문하는 시각이 제시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19일 포트폴리오 보고서에서 시장 전반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 즉 IT주와 증권주 등의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지수방어주로 꼽히는 KT&G[033780]와 SK텔레콤[017670], 한국전력[015760]을 신규 편입하거나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권유했다. 아울러 내수관련주들이 꾸준히 진행되는 내수회복과 더불어 원화 강세에 따른 수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들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입장을 다시 강화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판단도 제시했다. 주요 기술주들의 부진한 실적발표와 유가의 재급등 등으로 인해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어 장세에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미래에셋증권은 현 증시에 심리적,기술적 반등요인은 있지만 중기적으로 봤을 때는 고점을 형성하는 과정이라고 규정했다. 시장비중이 가장 크고 지수를 움직이는 IT주들의 상승세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 "IT업종 전반의 후퇴 아니다"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IT주들의 비중을 줄임으로써 시장의 급등락 위험을 피해가자는 아이디어와 달리, 비록 IT주들의 실적악화가 있었지만 이를 기술주 전반의 후퇴로 봐서는 곤란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시황전망에서 패닉을 초래한 '인텔쇼크'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산업 전체의 펀더멘털 약화라기보다는 경쟁업체 AMD의 약진에 따른 결과임을 강조하면서 이를 확대해석해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인텔쇼크'를 반도체나 IT주 전체의 후퇴로는 볼 수 없으며 AMD의 약진이 담고 있는 시장의 '파이'증가도 함께 봐야 한다는 게 삼성증권의 지적이다. 오현석 연구위원은 지난 이틀간의 격렬한 조정을 '강세장에서 나타나는 통상적인 조정'으로 규정하고 "검증된 우량종목의 경우 단기 고통을 수반할 수는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제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