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호주서 부는 현대차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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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현대자동차 바람이 불고 있다.
강도는 태풍의 일종인 열대저기압 윌리윌리 급에 이른다.
윌리윌리의 진원지는 지난해 처음 결성된 호주 프로축구 경기인 A-리그.호주 내 기업들이 스폰서를 기피하자 현대차가 스폰서를 맡고 있다.
현대차 호주법인 관계자는 "현대차가 만든 축구 리그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리그의 공식명칭도 '현대 A-리그'다.
A-리그 소속 8개 프로구단(뉴질랜드팀 1개 포함)은 현대차 스폰서 아래 경기를 치른다.
각 경기장 펜스는 현대차 광고로 가득차 있다.
시드니에 연고를 둔 시드니FC는 아예 현대차 로고를 찍힌 유니폼을 입고 뛸 정도다.
호주의 축구 열기는 대단하다.
격주로 4게임이 열리는 경기장마다 1만2000명에서 1만5000여명의 축구팬들이 꽉 들어차 열띤 응원을 펼친다.
현대차 호주법인은 올해를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호주 축구 국가대표팀이 독일 월드컵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A-리그로 달아오른 축구 열기를 월드컵으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고객과 딜러 등을 독일 월드컵에 대거 응원 보내기로 했다.
다음 달 선보일 대형차 TG그랜저는 또 다른 기회다.
'현대차=소형차'라는 이미지를 벗을 수 있어서다.
겟츠(한국에서는 클릭)가 지난해 호주에서 소형차부문 베스트카(best car)로 선정된 바 있다.
TG그랜저를 '제2의 윌리윌리'로 삼아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다.
시드니의 한 자동차딜러는 "현대차의 이미지가 점점 업그레이드되고 있는데다 신차에 거는 고객들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사실 현대차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관리 부실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대리점 체제에서 법인으로 전환한 2003년 10월부터 공격적인 마케팅과 철저한 딜러 관리로 2년간 무려 55% 성장하는 기세를 올렸다.
현대차 호주법인은 오는 2010년 10만대를 팔 계획이다.
물론 현대차 전체 수출 물량에 비하면 적지만 호주 내 다른 자동차 회사들은 현대차의 놀라운 성장세를 경계할 정도다.
현대차가 호주 자동차시장을 휩쓸 날을 기대해 본다.
시드니(호주)=김문권 사회부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