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기전자 업체들이 슬림형 TV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새해 벽두부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샤프는 오는 2008년까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 2000억엔을 추가 투자한다고 11일 발표했다. 마쓰다 카츠히코 샤프 사장은 경영 설명회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LCD패널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당초 1500억엔을 투자하려던 미에현 가메야먀 제2공장에 2000억엔을 더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 연말 가동에 들어가는 가메야마 새 공장의 총 투자액은 3500억엔으로 늘어나게 됐다. 또 샤프의 LCD패널 생산량(32인치 기준)은 새 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4배 수준인 연간 2200만대 분으로 확대된다. 이에 앞서 마쓰시타전기는 1800억엔을 투자해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신공장을 2008년까지 건설하기로 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이 회사의 PDP 생산량은 신공장 완공 후 연간 1100만대 분 규모로 늘어난다. LCD와 PDP 패널 시장에서 각각 세계 1위인 샤프와 마쓰시타가 대규모 신규 투자를 결정한 것은 슬림형 TV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지난해 세계시장에서 팔린 1억5000만대의 TV 중 슬림형 제품은 15%에 그쳤으나 2009년께는 40%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디지털 업체들이 한국 회사를 따돌리고 세계 시장을 제패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며 "대형 전기전자 업체의 투자액이 총 1조엔을 넘을 것"이라고 전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