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 33명은 9일 현재의 당·정·청 관계가 왜곡돼있다면서 새로운 관계정립을 위한 노무현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또 최근 개각을 둘러싸고 빚어진 당 지도부 공백사태와 당청 간 불협화음에 대한 책임있는 관계자의 해명을 촉구하는 등 노 대통령을 간접 겨냥했다. 김영춘 송영길 이종걸 정장선 최재천 문병호 노웅래 의원 등 초·재선그룹은 이날 국회에서 토론회를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여당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인사불만을 토로하면서 당청관계 재정립 문제를 공개 제기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들은 성명서 형식의 토론결과 발표문에서 당·정·청 관계에 대해 "당정 분리가 당과 정부가 상호 간 아무것도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당정 분리에 대한 작금의 해석은 아주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재천 의원은 "당정은 공동으로 책임을 지는 만큼 권한을 적절하게 분배하는 게 원칙"이라며 "특히 지방선거와 대선국면에서 당이 정치와 정책의 중심에 서는 것은 당연하다"고 당 우위를 강조했다. 아울러 이들은 "국회의원과 경우에 따라 당 의장의 입각은 필요할 수 있으나 당과 사전협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개각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이종걸 의원은 "인사고유권이 독점권으로 해석돼서는 곤란하다"면서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인사를 하고 여당이 밑닦기 역할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공개회의에서 일부 의원은 인사제청권자인 이해찬 총리의 책임론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서명파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을 향후에도 유지키로 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오는 11일 저녁 청와대로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초청,당초 지난 5일 열기로 했다가 연기했던 당·청 만찬간담회를 개최,국정운영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