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는 5일 저녁 MBC TV `100분 토론'에 출연, 당청간 갈등을 빚은 `1.2 개각', 황우석 교수 파문, 사학법 문제 등 현안을 비롯해 각종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총리의 TV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패널들과 여러 현안에 대해 토론을 벌인 것은 지난 2004년 6월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으로, 이날 토론은 방송에 앞서 100분간에 걸쳐 녹화됐다. = "코드가 맞는건 당연한 조건" = 0..이날 토론의 첫 주제는 최근 최대 이슈인 `1.2 개각', 특히 열린우리당 유시민(柳時敏)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이었다. 이 총리는 `코드 인사' 논란에 "장관은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집행해야하므로 코드가 맞는 것은 당연한 조건"이라며 "국정철학을 잘 이행할 가치관과 시각을 갖는게 기본 조건"이라고 일축했다. 이 총리는 또한 정계개편 촉발설, 대선경쟁 3자구도설 등 유시민 의원 발탁에 따른 일각의 `음모설'에 대해 "사람들이 정치에 관해서는 상상력이 비상할 정도로 풍부하다"며 "상상력이 최고조로 발휘된 것"이라고 잘랐다. = "우리가 좀 미련하다고 할까..." = 0..이 총리는 참여정부의 지지도가 계속 저점에서 맴돌고 있는데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이 총리는 "행정은 인기를 의식하면서 하면 안된다"며 "인기를 갖고 정책을 판단하지 않으며 나라에 긴요한 것, 중요한 것, 시급한 것에 따라 정책을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부양을 위해 10조원만 풀면 인기가 오르지만 2년이 지나면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며 "우리는 그런 것을 안한다. 다음 정부가 착실히 성장하도록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한 뒤 "우리가 좀 미련하다고 할까, 욕을 먹어도 미련하게 해야 다음 정부에서 선진국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대통령과는 대화가 잘되는 편" = 0..이 총리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의 의사소통에 대해 "재야 때부터 오랫동안 일을 같이 해와 그동안 쌓인 대화가 많다"며 "다른 분들과 얘기할 때보다 짧은 시간에 결론을 낼 정도로 대화가 잘되는 편"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과의 갈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권력이라는 생각을 안하는 것 같다"며 "그저 국가를 잘 발전시키기 위한 행정을 한다는 소박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권력을 둘러싼 대통령과 총리간 갈등이 없음을 강조했다. 나아가 "총리에게도 `이거 하쇼'라고 말하는 것을 못들어봤다. `이런 일은 총리실이 하면 좋을텐데...'라고 말한다"고 밝히고, 이를 `민주적 리더십의 실현'으로 평가했다. = "대권에 관심없다..난 대중정치인이 아니다" = 0..여느 회견에서처럼 이날 토론에서도 이 총리는 "대선에 출마할 의향은 없느냐"는 `단골 질문'을 받았다. 이 총리는 "대권 운운하는 것은 저와 안어울리며 정책으로 국가에 기여하겠다"고 답한데 이어 유사한 질문이 거듭 나오자 "생각없다. 우선 역량이 없다"며 "특별한 역량을 타고나야지 저같은 수준에서는 할 수 없고, 지금 일하기도 바빠 죽겠는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느냐"고 선을 그었다. 이 총리는 "대통령을 모시고 있어서 그렇게 답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구태여 거짓말할 필요도 없고 평생 그렇게 살지 않았다"며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에게도 혼나면서도 할 말은 다했다"며 `솔직한 답변'임을 강조했다. 또한 "부드러운 이미지를 위해 악기를 다룰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미지를 만들려고 뭘 하는 것은 싫다. 생긴대로 살아야지..."라며 "저는 기본적으로 대중정치인이 아니라 정책을 다루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총리는 "이 총리의 이미지는 무섭다"는 한 패널의 언급에 "사리에 안맞는 것을 주장할 때 매서워진다. 칼처럼 끊는다"며 "이렇게 토론을 합리적으로 하고 그러면 매섭게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 "권력구조..개인적 선호는 있다" = 0..이 총리는 헌법 개정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 문제와 관련,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개인적으로 어떤 쪽으로 가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다"며 권력구조 문제에 대해 궁금증을 유발한 이 총리는 "총리로 있는 한 파장이 있기 때문에 말을 못한다"며 개인 생각을 밝히지 않았다. 이 총리는 "총리가 그러면(권력구조에 대한 언급하면) 내정에 전념하는게 아니라 향후 구도에 한눈을 파는 것처럼 되므로 국가적으로 도움이 안된다"고 덧붙였다. = "비겁하게 피하는 것은 옳지 않다" = 0..이 총리는 주요 현안인 국민연금 문제와 관련, 참여정부가 적극 다뤄날 것임을 밝혔다. 이 총리는 "국민연금 문제를 다루려면 최종적으로는 더 내고 적게 받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면 누가 좋아하겠느냐"며 "그러니까 정치적으로 안다루려고 하고, 뒤로 갈수록 어려워진다"며 현실을 짚었다. 그러면서 "참여정부가, 대통령과 총리가 다룰지 안다룰지 결단할 때가 온 것 같다"고 전제, "피하면 비겁한 정치인이 되므로 대통령에게 건의해 (국민연금 문제를) 다루려고 한다"며 "비겁하게 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일주일에 세번 청와대 참모 만나" = 0..이 총리는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들에게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것 외에 나머지는 총리실에 넘기라'고 했기 때문에 일주일에 세번 청와대 참모들을 만난다"며 청와대와 총리실간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했다. 이 총리는 또 참여정부의 낮은 지지율에 대해서는 "이제 경기가 나아지기 시작하는데 경제가 지난 3년간 좋다고 보기 어려웠다"면서 "그러니까 먹고 살기 어렵고, 실업도 있었으며 (낮은 지지율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어 "지지율 중심으로 생각하지 말고 우리 한국사회에 얼마나 유익하냐를 놓고 하다보면, 경기가 나아진다는 것을 국민이 느끼는 시점이 있다"면서 "그러면 지지율이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김범현 기자 hsh@yna.co.kr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