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경기도 일산에서 파주로 가는 자유로의 낙하IC를 빠져나와 5분여 만에 들어선 파주 LCD단지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전해왔다.


단지 앞 만우천과의 경계를 위해 쌓아올린 거대한 옹벽 안에 모습을 드러낸 51만평 규모의 LCD단지의 위용은 마치 해자와 바위벽으로 둘러싸인 중세의 요새를 연상케 했다.


파주LCD단지 관계자는 "평지에 들어서는 일반 산업단지와 달리 야산을 깎아 조성하다 보니 460개에 달하는 묘 주인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는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단기간에 양산체제를 갖추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규격의 유리기판을 사용하는 경기도 '파주 LCD단지'가 본격 가동 원년을 맞았다.


LG필립스LCD가 지난 2004년 3월 착공에 들어간 지 1년9개월여 만에 생산체제 구축을 마치고 양산에 돌입한 것.파주LCD단지는 전 세계 LCD공장 중 가장 사이즈가 큰 1950×2250mm의 LCD유리기판을 사용하는 첫 번째 7세대 생산라인.


본격 양산을 하루 앞두고 모습을 드러낸 파주 7세대 공장은 15층짜리 아파트보다 높은 63m의 외관에 '월드 디스플레이 넘버원'이라는 간판을 이름표처럼 단 채 연신 하얀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단지 중앙에 자리한 아이보리색의 육중한 공장은 세계 최대 규격의 유리기판이 적용되는 LG필립스LCD의 7세대 라인의 심장부다.


로봇팔과 자동롤러를 타고 생산라인으로 흘러들어간 유리기판은 42인치(8장)와 47인치(6장) LCD패널로 탈바꿈한다.


LG필립스LCD는 1일 양산을 시작으로 올 3분기까지 4만5000장(유리기판 기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42,47인치 TV용 패널을 주력제품으로 생산한다.


내년 1분기까지 생산능력을 월 9만장 수준으로 끌어올려 대형 LCD시장 주도권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파주 7세대 라인의 본격적인 양산으로 파주는 삼성전자의 아산 탕정에 이어 새로운 LCD클러스터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51만평 규모의 LCD단지 외에 인근 당동(19만4000평)과 선유지구(39만8000평)에 LG전자와 부품업체 등 관련 업체들이 들어서는 59만2000평 규모의 협력단지가 별도로 들어선다.


파주LCD단지의 고용창출 효과도 만만치 않다.


고용창출 효과는 LG필립스LCD(2만5000여명)와 협력사를 포함,총 3만5000명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LG필립스LCD 관계자는 "당초 올 2분기께 양산 예정이었으나 월드컵 등의 특수를 노려 조기양산을 시작했다"며 "세계 최대 규격의 7세대 양산체제를 발판삼아 40인치대 대형시장 장악력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파주=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