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검사업체인 ㈜휴먼패스(대표 이승재)가 황 교수팀의 의뢰로 복제개 스너피에 대한 DNA 검사를 실시한 결과, 체세포 복제견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 휴먼패스 "복제견 DNA 검사결과 문제 없다" 일단 휴먼패스측 입장은 `스너피'와 체세포 제공견 `타이', 대리모견 `심바'의 혈액을 채취해 DNA 분석을 한 결과 스너피와 타이의 DNA는 같았지만, 미토콘드리아(세포질) DNA가 다르게 나타남으로써 복제견일 확률이 높았다는 주장이다. 이승재 대표는 "만약 스너피가 시간차 쌍둥이라면 타이와 스너피의 미토콘드리아 DNA가 같아야 한다"면서 "이번 검사결과는 스너피가 복제견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휴먼패스는 주로 인간 DNA 분석을 하는 업체지만 그동안 간간이 동물 DNA 검사도 해왔다"면서 검사능력 보유 여부에 대한 일각의 의혹을 부인했다. ◇ 난자 제공견 DNA 검사는 왜 안했나 그러나 휴먼패스측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스너피를 복제하는데 사용된 난자 제공견의 DNA 검사를 하지 않고서는 복제개로 단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는 것은 아프간하운드처럼 혈통이 우수한 종의 경우 근친교배가 많아 DNA 지문이 일치하면서도 미토콘드리아 DNA는 다르게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따라서 스너피가 복제개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난자를 제공한 개의 미토콘드리아 DNA와 스너피 미토콘드리아 DNA의 일치 여부를 확인해야만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황 교수팀의 논문에 따르면 황 교수팀은 모두 1천95개의 재조합 수정란(배아)을 만들어 대리모 1마리당 5~12개의 배아를 넣어 임신이 되도록 했다. 여기에 사용된 난자는 일반개에서 마리당 평균 12개를 채취했다고 황 교수팀은 보고하고 있다. 결국 스너피에 대한 의혹을 말끔하게 해소하기 위해서는 난자 제공견에 대한 DNA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지만 현재 황 교수팀은 난자 제공견에 대한 기록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황 교수팀이 스너피 복제에 사용했다고 밝힌 난자들이 어떤 식으로 채취됐는지도 관심거리다. 만약 일각의 주장처럼 스너피 연구에 사용된 난자가 시장에서 구입됐거나 난자 제공견이 죽었을 경우에는 스너피의 검증 자체가 자칫 미궁에 빠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서울대 조사위도 29일 기자회견에서 스너피에 대한 훨씬 더 정교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황 교수팀의 의뢰로 샘플을 받아 DNA 검사를 했지만 난자 제공견에 대해서는 어떠한 정보도 없었다"면서 "난자가 시장에서 구입됐다거나 난자 제공견이 죽었다는 정보는 처음 듣는다"고 일부 보도를 부인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스너피가 근친교배로 태어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난자 제공견에 대한 검사를 하지 않은 휴먼패스측의 단정적 발표는 성급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 전문가들 "난자 제공견 DNA검사 필요" 전문가들은 우선 개 복제의 경우 할구분할에 의한 시간차 쌍둥이가 체세포 복제방식보다 더 어렵기 때문에 스너피가 쌍둥이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하지만 순종교배로 DNA가 일치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난자제공견에 대한 DNA 검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돼지복제 분야 권위자인 박광욱 박사는 "체세포 제공견과 복제견의 핵 DNA가 일치하고, 미토콘드리아 DNA가 불일치하면 복제동물로 보는 게 세계적 관행"이라면서도 "하지만 순종교배를 많이 하는 개의 특성을 감안하면 난자 제공견에 대한 DNA 검사가 좀 더 확실한 검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첫 고양이 복제에 성공한 순천대 공일근 교수도 "개 난자의 체외 배양기술과 동결기술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쌍둥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근친교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난자 제공견을 확보해 DNA 검사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