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의 `셔틀콕 듀오' 김동문(30.삼성전기)과 라경민(29.대교눈높이)이 화이트 크리스마스 축복 속에 백년가약을 맺었다.


지난 10여년간 국제배드민턴계를 평정했던 김동문과 라경민은 25일 오후 3시 올림픽파크텔에서 강영중 국제배드민턴연맹(IBF) 회장의 주례로 결혼식을 갖고 인생의 동반자가 됐다.


이날 결혼식장에는 이에리사 태릉선수촌장과 김봉섭 체육박물관장을 비롯한 대한체육회 관계자와 김학석 대한배드민턴협회 부회장, 김중수 국가대표 감독 등 수백명의 체육계 인사들이 참석해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했다.


또 `셔틀콕 마니아'으로 잘 알려진 전두환 전 대통령과 안현태 전 경호실장이 참석해 김동문과 라경민에게 축하인사를 건넨 뒤 결혼식이 끝날때 까지 자리를 지키며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이날 결혼식에서는 국가대표와 대교눈높이 소속 여자선수 24명이 단체율동에 맞춰 축가를 불러 단연 눈길을 끌었다.


국가대표 여자선수 주장 이경원(삼성전기)은 "두 사람을 축하하기 위해 열흘정도 선수촌에서 연습했다"고 말했다.


지난 1997년부터 혼합복식에서 짝을 이뤄 국제대회 14개 연속 우승과 70연승 등 `불패신화'를 창조했던 김동문과 라경민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직후 교제를 시작했다.


둘은 올림픽과 질긴 악연으로 인해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지만 그 뒤 김동문은 라경민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청혼했다.



소속 팀과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동료들마저 감쪽같이 속이며 몰래 사랑을 키워오던 두 사람은 내년 1월 김동문의 캐나다 연수가 확정되자 결혼을 서두르게 됐다.


김동문과 라경민은 결혼식을 치르고 신혼 첫날 밤을 서울에서 보낼 예정이며 26일 인도네시아 빈탄으로 7박8일 일정의 허니문을 다녀올 계획이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면 김동문은 밴쿠버로 어학연수를 떠날 계획이고 라경민은 대교눈높이의 트레이너로 남을 예정이어서 어쩔 수 없는 `별거'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