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우자동차의 주요 생산기지였던 인천 부평공장인 '대우 인천차'가 외톨이로 지낸지 3년만에 'GM-대우'에 통합, 한 식구가 됐다. 'GM대우 오토 앤 테크놀로지'(이하 'GM대우')는 10월 말 매그너스와 칼로스 등을 생산하는 '대우 인천차'(직원 4천300여명)를 완전 흡수, 통합하고, 22일 오후 6시 부평 공장 홍보관에서 인천지역 각계 인사 200여명을 초청, 'GM대우-대우 인천차 통합 축하 경영현황 설명회'를 연다. 그동안 GM대우는 신차 개발과 내실 경영,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올해 수출 100만대를 기록하는등 놀라운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무분규 노사관계와 기대 이상의 생산성을 유지하는 대우 인천차를 예정보다 3년 앞당겨 통합한 것이다. 옛 대우자동차는 부평공장과 창원공장, 군산 공장등 국내에 크게 3개 공장과 함께 부산 대우버스공장, 군산 상용차공장등 군소 공장과 해외 공장 등이 있었으나 2000년 11월 최종부도에 이어 2002년 10월 법정관리에 들어 가면서 창원과 군산공장, 부평 공장의 관리직은 GM에 인수됐다. 그러나 나머지 부평공장은 '대우인천차'로 남았으며, 다른 군소 공장 2곳과 해외공장은 각기 별도의 법인하에 관리 운영되고 있다. 당시 GM대우는, 노사쟁의로 인한 손실이 전 세계 GM공장의 평균 이하이고 6개월 연속 완전 2교대제로 가동되며 노동생산성을 4% 향상시킬 경우 6년안에 대우 인천차를 통합하겠다고 발표했으며, 3년만에 약속을 이행한 것이다. 요즈음 GM대우와 대우인천차 직원들은 자진퇴사, 회사측의 정리 해고와 이에 반발한 노조의 파업, 공장 일시 폐쇄.중단등 '혹한의 어제'를 떠올리며 '따뜻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대우자동차는 96년과 97년 라노스와 누비라, 레간자 승용차 3종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연간 100만대의 생산규모를 갖추는 한편 폴란드(52만대)와 루마니아(20만대)등 13개 해외합작 생산거점에서 150만대를 만들어내는등 연산 250만대의 생산능력을 보유하는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회사로 발돋움했다. 또 IMF(국제통화기금)한파에도 불구하고 98년 1월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는등 공격적 경영을 폈으나, 과다한 무이자 판매와 차입경영으로 모기업인 '대우그룹'의 몰락과 함께 99년 8월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비운을 맞게 됐다. 이때부터 회사측은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1만7천여명의 직원들 가운데 자진 퇴사나 정리해고 형식으로 6천800여명을 감원 조치했다. 이들은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돼 다른 회사의 문을 두드리거나 자영업을 택하는등 뿔뿔이 흩어졌다. 35만평의 거대한 공장은 멈춰선채 몇몇 직원들만이 오가는 모습은 더욱 을씨년스러웠으며 과연 대우차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가 일기도 했다. 나아가 부평지역 경제의 중추역할을 했던 대우차의 몰락은 지역 경제계에 깊은 주름살을 드리워 일부 협력업체가 연쇄적으로 부도에 직면했으며, 공장 주변 상가들은 문을 닫거나 근근이 이어가기도 했다. 또 이런 여파로 대우차 판매 역시 급속히 위축돼 2001년의 경우, 97년의 절반인 38만7천여대(내수.수출)에 그치기도 했다. 결국 채권단은 2002년 10월 군산.창원공장과 베트남등 일부 해외 현지공장을 GM에 매각하는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정리계획을 단행해 각자 생존의 길을 찾아 나섰다. GM대우는 이후 'GM'이란 높은 브랜드와 넓은 해외 판매망, 컴팩트하고 안전해 해외에서 인기높은 칼로스와 마티즈등 소형 차량 수출호조 등에 힘입어 3년만에 수출 100만대 달성이란 기록을 세웠다. 국내에선 1천명의 차량시승평가단 운영, 마이너스 할부제 도입, 전국 7대 도시에 고객시승센터 운영등 공격적 마케팅과 신 노사관계정립, 산학협력체제강화 등을 추진해 안정적인 회사경영 기틀을 마련했다. 출범후 최근까지 3조원을 쏟아부었다. 인천시도 GM대우의 경영에 보답하고 자동차 산업을 지역 특화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청라 경제자유구역내 14만5천평에 자동차 성능시험장 부지를 마련 제공키로 했으며, GM대우는 1천억원을 투입, 시험장과 관련 연구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다. 이런 바탕으로 인천 대우차를 전격 인수했으며, 올해 처음으로 100억원대의 흑자도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 110만대(내수 포함)의 판매에서 내년 150만대로 대폭 늘리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하는등 세계 굴지의 자동차로 발돋움하고 있다. GM대우 장현근 대외홍보부장은 "방만한 경영과 극심한 노사분규, IMF 한파 등이 겹쳐 회사가 산산조각나는 아픔을 겪었다"면서 "다시는 같은 과오를 되풀이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이 전 직원들 사이 가슴에 박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영진과 직원들이 그런 자세로 일에 몰두해 예상보다 높은 경영성과를 이뤘고 옛 대우차 가족들이 헤어진지 3년만에 다시 한 가족으로 뭉치게 됐다"며 흐뭇해 했다. (인천=연합뉴스) 김창선 기자 chang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