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 점수를 받긴 했는데 대학 지원은 어떻게 해야 할 지 도대체 모르겠습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시내 모 대학에서 열린 2006학년도 정시모집 대입지원 전략설명회장을 찾은 한 고3 수험생의 하소연이다. 수능 성적표가 나온 이후 대규모 설명회로는 처음 열린 이날 행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몰려든 수험생과 학부모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대학별 배치표 등 관련 자료를 받기 위한 수백명의 줄이 주차장까지 이어질 정도였다. 5000석의 강당 좌석은 이미 꽉 찼고 통로에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전형과정에서 표준점수와 백분위, 학생부 반영 비율이 대학마다 제각각 다르고 가중치를 두는 과목과 가중비율도 각양각색이어서 복잡하기 이를데 없기 때문이다.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해도 어느 대학, 어느 학과에 지원할지 도무지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공통된 불만이었다. 자녀 대신 남편과 함께 설명회에 참석했다는 배정애씨(46)는 "워낙 (대학별 반영비율 등이) 복잡해서 온 가족이 분석자료를 놓고 고민해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올해 수능시험을 본 이은주씨(20)는 "성적은 알았지만 대입 지원은 전혀 감이 안잡혀 짜증스럽다"며 "혼자서는 도저히 해결이 안돼 입시학원에 문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대입 컨설팅 업체가 활개를 치고 있다. 이들은 적게는 1회 상담비용으로 30만∼40만원,최고 100만원을 받는다. 재수를 각오한 채 가고 싶은 대학과 전공학과에 정면 도전하는 '소신파'를 제외하면 대다수 수험생과 가족은 컨설팅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든 실정이다. 수능시험이 끝나자마자 지원대학 결정을 놓고 고액의 상담료가 요구되는 '두 번째 전쟁'에 임해야 하는 수험생들.논술과 구술시험이란 '세 번째 전쟁'에서 이겨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더라도 졸업후 취직 경쟁을 치러야 하는 이들의 현실이 안타깝다. 문혜정 사회부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