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앨라배마주의 주도인 몽고메리시.다운타운에서 남쪽으로 15분쯤 가다 보면 '현대 대로(Hyundai Boulevard)'가 나온다. 이 길 옆에 210만평에 달하는 현대자동차의 최첨단 앨라배마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이 공장은 불과 6개월 만에 몽고메리시는 물론 앨라배마주의 대표적 제조업체로 자리잡았다. 협력업체까지 8000여명의 일자리가 마련되고 부대시설이 들어서면서 지역 경제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NF쏘나타는 지난 11월 미국에서만 1만4216대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우리는 현대가족 이곳에서 일하는 크리스티나씨(30·여)는 "우리는 가족이다(We are big family)"라는 말로 이곳의 분위기를 요약한다. "노조가 없어도 최상의 대우를 해주고 기술까지 가르쳐주니 하루하루가 즐겁다"는 설명이다. 실제가 그렇다. 이곳 현대차 공장의 초임은 시간당 14달러다. 이 지역 제조업체의 평균 임금(시간당 11달러)보다 훨씬 높다. 그러다 보니 지난 2월 처음으로 생산직 종업원을 뽑을 때는 경쟁률이 20 대 1에 달했다. 이직률은 사실상 '0%'라고 한다. 단지 종업원뿐만 아니다. 지역주민 모두가 가족의식을 갖고 있다. 밥 라일리 앨라배마 주지사는 "현대차가 앨라배마주의 경제를 다양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이제 현대차는 지역경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평가했다. 토드 스트레인지 몽고메리 상공회의소장도 "현대차에 대한 면세 혜택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체적인 세수가 9% 증가하는 등 직접적인 경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5년 동안 5억달러가량의 경제 기여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쏘나타,판매 호조 이곳에서 만드는 차종은 2006년형 NF쏘나타.하루 생산량은 1000대,연간 30만대에 달한다. 요즘 날개돋친 듯 팔려나간다. 공장 가동 직후인 지난 6월 2696대가 팔리더니 지난달엔 1만대를 돌파했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중형 세단의 대명사로 알려진 도요타 캠리나 혼다어코드를 추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 2006년형 쏘나타에 대해선 캠리나 어코드보나 낫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최근 캐나다 자동차기자협회는 쏘나타를 '올해 최고의 차'로 선정했다. 파퓰러 메케닉스는 '가장 안전한 중형 세단'으로 꼽았다. 쏘나타가 첫 선을 보인 것은 지난 85년.20년 만에 쏘나타는 '미제(made in USA)'라는 날개까지 달고 이제 북미시장을 석권할 채비를 하고 있다. ◆출시 20년 맞은 쏘나타 1985년 10월 첫 선을 보인 쏘나타는 지난해 '월드클래스 프리미엄 중형세단'을 목표로 한 제5세대 NF쏘나타에 이르기까지 한국 자동차 산업사에 많은 기록을 세운 최장수 모델이다. 쏘나타 시리즈는 지난 80년대 국내 중형차 시장을 장악했던 대우 로얄시리즈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스텔라'를 기본으로 개발한 'Y1 쏘나타'를 시작으로 88년 소개된 수출전략형 모델인 'Y2 쏘나타(뉴쏘나타)',쏘나타Ⅱ로 불린 'Y3 쏘나타(1993년)''쏘나타Ⅲ(1996년)''EF 쏘나타(1998년)'와 '뉴 EF 쏘나타(2001년)'로 이어졌다. NF쏘나타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중형차로 거듭나고 있는 쏘나타 시리즈는 86년 5월 쿠웨이트와 대만에 첫 수출을 시작,88년 11월 순수한 의미의 국내 첫 독자모델 뉴쏘나타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몽고메리=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