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이 연일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위환위기(IMF) 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주식을 내다팔던 국내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면서 한국 증시는 연초대비 50% 가까이 상승했다. 일본도 15년 간 지속된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해 5월 이후 40%나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의 한국증시와 비슷하게 일본의 국내투자가들은 여전히 팔자에 치중하는 반면,외국인투자가들은 주식을 매수하면서 한국과 상반된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 ○주가 강세는 주식시장에 대한 재인식 올해 한국 주식시장이 이렇게 강세인 것은 내수와 수출이 모두 호조를 보인 게 가장 중요한 경제적 요인이다. 그러나 한국 기업이 완벽한 구조조정에 성공해서 자기자본 이익률 15%대를 유지한 것은 지난 2002년부터다. 다만 한국의 투자가들만이 이를 애써 외면했을 뿐이다. 그러나 수익률을 좇아가는 자금은 한국처럼 저평가된 시장을 그대로 놔둘 리 없다. 코스피지수가 1300포인트대로 올라선 것은 특별한 모멘텀이 있어서가 아니라 투자가들이 주식시장에 대해 재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주식시장을 지켜왔던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미 충분히 주식을 확보한 상태에서 2005년 중 기업이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일정부분 한국 주식 매도는 당연하다. 반면 뒤늦게 기업가치를 재인식한 국내투자가들이 외국인이 매도하는 주식을 서둘러 되받아가는 국면이 지금이다. 올해 중 외국인투자자들은 4조원을 팔았지만 한국투자가들이 무난하게 소화하고 있다. ○한국의 4~5년 전과 닮은 일본증시 반면에 일본은 1990년 초반부터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고 있지만,일본 국내 투자가들은 지속적으로 일본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이런 현상은 6년 만에 최고가를 도전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주식을 매도한 자금과 저금리에 한계를 느낀 채권투자 자금은 미국이나 이머징마켓으로 유출되면서 엔화 약세를 초래하고 있다. 이런 일본의 상황은 지난 4~5년간의 한국과 너무나 유사하다. 마치 한류(韓流)가 금융시장에 전염된(?) 모습이다. 주식시장의 역사가 한국보다 훨씬 긴 일본에서 지금 나타나고 있는 일본 국내주식 배제는 향후 일본 증시 전망의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만일 일본투자가들이 자국 주식을 사기 시작하는 한류현상이 나타난다면 일본증시는 더 활황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부활하는 일본경제,일류(日流)가 중요하다. 요즘 한국의 주식투자가들은 미국시장보다 일본시장에 관심이 더 크다. 주식시장이 열리는 시간에는 대부분 일본증시를 주목하면서 한국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원인은 한국보다 경제규모나 주식시장이 훨씬 큰 일본을 통해 세계경기 흐름이나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매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현재 세계 최대 채권국인 일본의 엔화가치와 금리 동향은 미국 금리를 비롯한 국제투자자금의 움직임을 엿볼 수 있는 핵심지표로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원·엔 환율이 움직이면 엔화표시 부채나 자산을 많이 가진 기업들은 이익이 크게 변화하면서 주가에도 영향을 준다. 현재 열기가 뜨거운 일본 주식이나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한 투자가들의 경우에는 엔화 약세 때문에 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일본경제 회복이 본격화돼 금리를 인상할 경우에는 달러가 약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 따라서 앞으로 한국 투자가들은 일본을 주목한 자산운용,즉 일류(日流)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 skhong@beste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