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동 < 증권예탁결제원 사장 > 요즘 우리 주식시장은 지난 십수년간의 500~1000 지수대를 뒤로 하고 꿈의 2000대를 향해 도약하는 모습이다. 연간 순이익 1조원 이상인 글로벌 기업만 십여곳이 넘는 등 도약하는 한국경제의 현주소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으며,이를 바탕으로 한 주가지수의 상승은 일견 당연한 흐름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우리 자산운용산업의 급성장이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한 축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정부는 우리 금융산업을 동북아 금융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의 일환으로 자산운용업 육성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여러 개별 법에 흩어져 있던 각종 규제들을 기능적으로 통합한 자산운용업법을 제정한 것이 지난해의 일이다. 이처럼 자산운용산업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이 질적·양적으로 급변하는 이즈음 간접투자시장의 안정적인 정착과 자산운용업의 선진화를 위해 몇 가지 제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 첫째는 간접투자상품의 장기화,판매 채널의 확대,펀드의 대형화·전문화 등 시장 정비와 공시제도 강화,투자자 교육의 확충 등 투자자 보호제도의 개선이다. 둘째는 자산운용산업의 인프라 문제다. 오래 전부터 우리 금융증권 시장의 핵심 인프라 기능을 수행해온 증권예탁결제원은 작년부터 예탁결제 제도와 접목해 효율적인 자산운용산업의 인프라를 구축,운영해 오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현재 자산운용산업의 핵심 인프라 기능 중 매매 체결 이후부터는 모든 거래의 처리 과정이 자동화한 시스템으로 구현돼 있는 데 반해,아직까지 매매 체결 이전 단계의 표준화·자동화는 반영되지 않은 채 향후 과제로 남겨져 있고,또한 국제증권 거래를 위한 인프라 미비로 외화증권 투자 관련 업무 처리 프로세스의 자동화가 구현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적인 용어를 빌리자면 증권거래의 자동화 및 표준화로 STP(Straight Through Processing)를 구축하는 것이 관련 업계가 지향하는 글로벌 스탠더드이고,이를 구현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선진 자본시장에서는 매매 주문부터 결제 완료까지의 전 업무 처리 프로세스를 이음새 없는(seamless)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STP가 구현되면 데이터의 반복·재입력 및 프로세스의 비효율이 제거돼 결제 기간 단축이 가능하다. 사회간접자본으로서 이러한 인프라 확충은 우리 자산운용산업에 가장 중요한 성장동력을 제공할 것이며,이를 바탕으로 자산운용산업이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머지않은 장래에 전 국민이 경제성장의 과실을 함께 흠뻑 누리는 풍요로운 날이 올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