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으로 열렸던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지난 18개월 동안 지속해온 금리 인상을 조기에 동결할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앞으로 재테크 시장에 나타날 새로운 움직임이 주목된다.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것은 미 달러 가치의 강세 국면이 누그러질 가능성이다. 올해 7000억달러가 넘는 무역적자 속에 달러가 강세를 보인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다른 국가와의 금리 차가 확대됐던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앞으로 미국 금리가 조기에 동결될 경우 그동안 잠복돼 있던 무역적자 악재가 불거지면서 달러 가치가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약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금리는 경기 회복 추세와 재정적자를 감안하면 오를 요인이 있으나 미국 금리가 조기에 동결될 경우 콜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시중금리 상승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 때문에 한동안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잃었던 채권과 채권형 상품에 대한 관심은 서서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의 조기 동결로 원화 가치가 강세(환율 하락)를 나타낼 경우 수출업종에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의 수출 주력 업종은 환율에 의존하는 천수답 구조에서 어느 정도 탈피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국 금리가 예상보다 빨리 동결될 경우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이 내다봤던 내년 상반기의 조정 가능성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최소한 증시 주변의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정책 요인이 변수다. 미국 금리의 조기 동결에 따라 콜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에 한계가 있다면 유동성면에서는 증시와 마찬가지로 호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8·31대책의 후속 법안이 마련될 경우 이에 따른 정책 변수가 부동산 시장을 본격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금리의 조기 동결로 달러 가치가 약세로 돌아설 경우 달러화와 대체관계에 있는 금과 같은 실물자산에 대한 수요는 늘어 최근의 가격 상승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달러 약세에 따른 대체 수요에다 올 10월 이후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의 재테크용 금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 금리가 조기에 동결된다 하더라도 주식을 중심으로 한 최근의 재테크 전략은 크게 수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당초 예상 시점보다 빨리 원·달러 환율이 하락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해외 송금을 늦추는 등의 대응은 고려해볼 만한 시점이다. 해외펀드 중에서는 일본과 인도펀드에 대한 관심을 늘릴 필요가 있다. 특히 일본펀드의 경우 올해 닛케이평균주가가 35% 이상 올랐는데도 수익률이 15% 내외에 그친 것은 원·엔 환율의 급락에 따라 환차손이 컸던 까닭이다. 앞으로 달러 약세에 따라 원과 엔화 가치가 동시에 올라갈 것으로 보이지만 그동안 엔화 가치의 약세가 과도했던 점을 감안하면 원화에 비해서는 엔화 가치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금과 같은 실물자산에 대한 관심도 높일 필요가 있으나 워낙 가격 변동이 심해 권유할 만한 재테크 수단은 아니다. 또 당분간 주식투자의 매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채권과 채권형 상품에 대한 투자는 증시 거품에 대한 우려가 본격적으로 제기되는 시점 이후부터 늘려나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