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골퍼에게 다 맞는 클럽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골프클럽시장은 '기성품'보다는 '맞춤품' 위주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렌지 샤프트'로 유명한 전재홍 MFS맞춤골프대표는 국내 골프클럽시장에 '맞춤클럽'을 본격 도입한 주인공이다.


지금은 최경주 허석호 김주미를 비롯 약 45명의 한국프로와 프레드 펑크,찰스 하웰3세 등 30여명의 외국프로들이 사용 중이어서 일반 골퍼들에게도 많이 알려졌지만,국내에서는 맞춤 클럽이 아직 낯선 분야라고 그는 진단한다.


"우리 골퍼들은 클럽을 선택하는데 브랜드나 가격,프로의 사용여부 등을 따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골퍼 각자의 나이나 체격,스윙특성을 무시한 이런 선택 기준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지능이 모두 다르듯이 골프 스윙도 십인십색입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맞는 클럽을 고르는 것은 스윙의 기본을 닦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지요. 클럽이 맞아야 안정되고 일관된 스윙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 대표가 맞춤클럽 분야에 눈을 돌린 것은 지난 93년 미국에서였다.


당시 우리에겐 생소했지만 미국에서는 투어프로들을 중심으로 맞춤클럽의 중요성이 부각되던 시기였다.


미국 투어를 순회하며 마케팅활동을 펼치던 전 대표는 98년 국내에 'MFS' 브랜드의 샤프트를 들여왔고 2001년에는 그 샤프트를 장착한 풀세트까지 내놓았다.


기존 유명브랜드 제품과 차별화하기 위해 샤프트 색깔을 오렌지색으로 정한 것이 'MFS=오렌지색'의 이미지를 굳혀놓았다.


"2002년 미국PGA투어 대회를 따라다니다가 최경주 프로를 만났습니다. 최 프로는 처음엔 우드 하나만 이 샤프트를 장착해 쓰다가 점차 드라이버와 아이언까지 샤프트를 바꿨습니다. 당시 미PGA투어프로 가운데 아이언을 그라파이트 샤프트로 쓰는 것은 '모험'에 가까웠는데,최 프로는 그것을 수용했고 결국 콤팩클래식 우승이라는 수확을 거뒀습니다. 최경주의 우승이 우리 샤프트를 사용한 덕분이었다는 '한경'의 보도로 인해 MFS샤프트는 금세 알려졌고,보도 후 3일간 전화가 불통될 정도로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전 대표는 골퍼들이 맞춤클럽의 중요성을 아는 것은 좋으나,스스로 클럽을 조작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맞춤클럽은 느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데이터에 근거를 두고 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는 "맞춤클럽의 개념은 길이를 줄(늘)이거나 그립을 교체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며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 아래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예로 거리를 늘리기 위해 샤프트 길이를 46∼47인치로 하는 골퍼들을 들었다.


그러면 스윙의 안정성을 해치고 그것을 보정하기 위해 그립을 짧게 잡다보면 헤드가 가볍게 느껴져 볼이 날아가다 말고 뚝 떨어진다는 것.'남이 하니 나도 한다'는 식의 '자가 피팅'은 시행착오만 불러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