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웰빙)' 붐을 타고 쌀 시장에서도 토종 프리미엄 쌀 수요가 늘고 있다.


kg당 1800~2000원 선인 일반 쌀과 달리 최고 7800원(보성 유기재배미)을 받는 국산 고급쌀 판매량이 백화점을 중심으로 하반기 들어 30% 이상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백화점들이 '고급쌀'의 기준으로 삼는 kg당 2500원 이상 브랜드쌀 종류만도 100개를 넘는다.


내년부터 미국 중국 등지의 외국산 쌀이 식탁에 오르게 됐지만,한국인 입맛에 맞는 토종쌀의 고급화에 주력할 경우 얼마든지 '국산 쌀 수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다.


◆토종 고급쌀 인기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빅3'의 국산 고급쌀 판매량이 하반기 들어 작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수도권 11개 점포에서'임금님표 이천쌀'(20kg,할인가격 5만9000원)의 한 달 판매량이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700~750부대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10월부터 1000부대 이상 팔려나가고 있다.


현대백화점(7개점 기준)도 상반기 한 달 평균 9000부대 정도만 팔리던 프리미엄 쌀이 하반기 들어선 1만2000부대로 매출이 30% 이상 늘었다.


특히 내년 쌀시장 개방에 대비해 농촌진흥청이 1여년간의 노력 끝에 개발해 지난달 19일 시판에 들어간 '탑 라이스'는 불과 보름여 만에 현대백화점 전체 고급쌀 판매량의 14%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김용남 바이어는 "탑 라이스의 인기가 예상 밖"이라며 "특히 압구정본점에서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2∼3개월 후면 국내 고급쌀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탑 라이스의 가격은 kg당 4000원 선이다.


40여종의 국내 고급쌀을 판매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도 하반기 들어 고급쌀 판매량이 30%가량 늘어났다.


최근 매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유기농쌀인 '보성 유기재배미'로 10kg에 7만8000원을 받는 초(超)고가 상품이다.


성창권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 바이어는 "'임금님표 골드''김포 셀레늄''철원 오대미' 등 이미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프리미엄 브랜드는 시장이 개방되더라도 수입브랜드에 쉽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랜드 난립' 지적도


브랜드 쌀이 철저한 검증 없이 지방자치단체별로 남발되고 있다는 점에선 우려도 적지 않다.


이천시의 경우도 지난 1995년 지역농협이 '임금님표 쌀'이라는 단일 브랜드를 만들기 이전 10개가량의 브랜드 쌀이 난립해 있었지만 단일 브랜드화 전략을 통해 부가가치를 크게 높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농협은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이천에서 생산되는 모든 쌀을 동일한 품질로 만들었고,지자체는 한 해 10억원 안팎의 자금을 '임금님표 쌀' 홍보에 쏟아붓는 등 '지원 사격'을 통해 고부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김동민·박동휘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