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취임 이후 가장 힘들었던 일로 10월의 강정구 교수 불구속 지휘 사건을 꼽았다. 12일 오후 1시 생방송 SBS '김미화의 U'에 출연한 천 장관은 취임 후 5개월여 동안 가장 힘들었던 기억에 대한 질문에 강 교수 불구속 지휘 사건을 들며 "불구속 지휘 자체는 힘들지 않았지만 이후에 여러 비판이 가해지고 반대하는 분들과 토론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고 법치주의가 핵심적 가치"라고 전제한 뒤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을 때만 구속하고 되도록 불구속하는 것이 법치주의의 원칙이며 이를 충실하게 따랐다"고 기존 입장을 재천명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서는 "국민 입장에서 가장 수사 잘하고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무엇이냐는 문제이며 원만하게 조화시키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원론적인 의견을 펴면서도 "하필이면 이런 어려운 문제가 내가 일하는 동안 떨어졌나 싶기도 하다"며 개인적 심경을 비치기도 했다. 천 장관은 또 "대학 갔을 때 군사 독재가 심해 법을 공부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 방황도 했다"며 "사법연수원 다닐 때는 검사가 되고자 했으나 독재정권이 주는 임명장은 받고 싶지 않았다"고 변호사의 길로 접어든 이유를 밝혔다. 가수 인순이를 좋아한다는 천 장관은 "인순이씨가 학교 다닐 때 선생님에게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고 이는 자랑스러운 것'이란 말을 듣고 곤란했다는 얘기를 하는 것을 보고 모든 인간이 귀하고 가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천 장관은 첫눈에 반해버린 아내와의 인연과 서울대 법대 후배이자 각각 사법ㆍ외무고시에 합격한 두 딸의 교육방법 등을 소개하며 자상한 남편과 따뜻한 아버지로서의 인간적인 면모도 보였다. 제작진은 대화에 앞서 때마침 이날 생일을 맞은 천 장관을 위해 깜짝 파티를 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na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