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밤부터 시작해 4일 광주.전남.북 지역에 대설경보까지 발령되는 등 이틀동안 전국에 내린 눈으로 곳곳에서 교통사고가 속출하고 호남고속도로와 주요 국도 등이 마비됐다. 또 강풍과 높은 파도로 어선 2척이 전복돼 선원 9명이 실종됐으며 전남.북 일부 지역에서는 비닐하우스와 축사 수십채가 내려앉는 등 재산피해를 냈다. 제주와 광주, 목포, 군산 등지에서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고 서해 남부와 남해 서부 일대의 여객선 뱃길이 모두 묶였다. ◇교통사고 4일 오전 7시8분께 전남 영광군 노량면 서해안고속도로 목포기점 상행선 54km 지점에서 서울 방면으로 달리던 관광버스 1대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과 부딪친 뒤 전복돼 나모(69)씨 등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오전 7시15분께는 경북 구미시 임오동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낙동대교(부산기점 166㎞지점)에서 눈길에 미끄러지며 단독 또는 3-4중 연쇄추돌사고 5건이 잇따라 발생, 차량 20여대가 부서지고 교통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어 오전 9시10분께 충북 충주시 이류면 중부내륙고속도로 하행선(마산기점 224㎞지점)에서 서울72바 13XX호 관광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길옆으로 넘어져 신모(26)씨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유모(65.여)씨 등 승객 22명이 다쳤다. 오후 4시30분께 충북 옥천군 이원면 건진리 만남의 광장 휴게소 앞 길에서 윤모(38)씨가 몰던 코란도 승용차가 빙판에 미끄러지면서 2m 아래 수로에 떨어져 윤씨와 윤씨의 아내(36) 등 코란도에 타고 있던 일가족 7명이 다쳤다. ◇교통 통제 오후 5시부터 호남고속도로 상.하행선 100여km 구간의 차량 진입이 전면 통제됐다. 한국도로공사 호남지역본부는 "4일 오후 5시부터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곡성에서 전북 삼례까지, 하행선 익산에서 곡성까지 구간의 차량 진입을 전면 통제했다"고 밝혔다. 구례 지리산 성삼재와 장흥-화순간 피재 구간도 폭설로 차량이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또 군산시 성산면 27번국도 창호사거리에서 농공단지까지 2㎞구간의 교통이 통제됐으며 서해안고속도로 고창에서 군산까지 모든 톨게이트에서 월동장구를 갖추지 않은 차량의 진입이 금지됐다. 제주도 한라산을 가로지르는 5.16도로와 1100도로 등 주요 산간도로에서는 월동장구를 갖추지 않은 차량의 운행을 금지시켰다. ◇열차 지연 운행 오후 1시께 전남 목포역 선로 전환기가 작동이 되지 않아 오후 5시10분 목포발 서울행 새마을호 열차 등 24편이 20분-2시간 동안 출발과 도착이 지연됐다. 이에 따라 열차를 이용하려던 주민들이 추위에 큰 불편을 겪었으며, 일부 역사에서는 역무원들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목포역 관계자는 "폭설로 인해 선로 전환기 26개의 전기 센서가 작동되지 않는 바람에 수동으로 전환.운영하다 보니 열차 출.도착시각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선원 실종 및 등산객 조난 오후 3시 50분께 전남 영광군 안마도 남쪽 0.5마일 해상에서 영광 낙월선적 9.77t급 연안자망 207 덕진호(선장 대동명.44.낙월면 상낙월리)가 전복돼 있는 것을 영광선적 610 우성호가 발견, 해경에 신고했다. 이 사고로 덕진호에 타고있던 선장 대씨 등 선원 5명이 실종됐다. 이에 앞서 오전 7시35분께 제주도 서귀포 남서쪽 190마일 해상에서 남제주군 성산포선적 연승어선 제109태성호(11t.선장 홍성환)가 높은 파도에 전복돼 선장 홍씨 등 4명이 실종됐다. 오후 3시38분께는 전남 담양군 추월산에서 박모(39)씨 등 등산객 8명이 고립됐다가 119 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항공기 결항.여객선 운항 중단 광주공항에서는 이날 오전 9시30분에 출발할 예정이었던 김포행 아시아나항공 OZ8702편이 결항되고 오전 11시30분발 김포행 대한항공 KE1304편도 취소됐다. 또 오전 8시20분발 제주행 아시아나 항공 OZ8141편도 운항이 취소되는 등 광주와 목포공항 등 오전에 예정돼 있던 왕복 20여편의 항공편이 모두 결항됐다. 제주공항 주변 강풍과 다른 지방공항 기상악화 등으로 항공기가 이착륙하지 못하면서 제주공항에 계류중이던 출발 2편을 제외한 나머지 출발 112편, 도착 114편이 모두 결항됐다. 서해남부와 남해서부 등 전남 도내 해상에는 풍랑경보와 강풍주의보가 발효돼 섬지역을 오가는 대부분의 뱃길이 끊겼다. 목포와 여수, 완도항을 기점으로 섬지역을 오가는 50여개 항로 80여척의 여객선의 뱃길이 묶였으며 목포항에서 가까운 신안 증도와 임자를 오가는 2개 노선 3척만이 운항하고 있다. 군산항과 부안항에서 인근 도서를 오가는 연안여객선의 운항도 전면 통제됐다. ◇축사.비닐하우스 붕괴 전남 영광에선 한우 축사와 양계장이 각각 2채씩 붕괴되고 비닐하우스 2채도 내려 앉아 4억4천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또 나주와 함평 등지에서 비닐하우스 수십채가 붕괴 등의 피해를 봤다. 전북 고창군 무장면에서도 비닐하우스 20채(2천900평 추정)가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려 무와 복분자 등 농작물 피해를 내는 등 시설물과 농작물 피해가 속출했다. ◇광주.전남.북지역 휴교 전북도교육청은 정읍시와 고창, 부안, 순창군 지역의 유치원과 초.중.고교에 대해 5일 휴교 하도록 했다. 전북도교육청은 5일 아침 상황을 봐 휴교 대상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광주시.전남도교육청은 대설경보가 발효된 광주와 전남 나주, 담양, 장성, 화순 지역 초.중.고교 학교장에게 5일 휴교 여부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광주와 전남 대부분 학교가 5일 휴교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전주.제주.충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