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와인이 금액 기준으로 국내 시장에서 미국 와인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프랑스 와인은 칠레를 포함한 여타 국가들의 와인에 치여 점점 지위가 불안해 지고 있다. 30일 두산주류BG가 수입 와인 통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칠레 와인은 17.8%의 점유율을 기록, 프랑스 와인(38.5%)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미국 14.7%, 이탈리아 9.9%, 호주 6.9%, 독일 3.4%, 스페인 2.5%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47.4%, 미국 14.4%, 칠레 13.3%, 이탈리아 8.2%, 호주 6.7%, 독일 4.3%, 스페인 2.4%, 기타 3.3%로, 프랑스 1위 미국 2위 구도가 유지됐었다. 특히 프랑스 와인은 지난 2002년 57.8%였던 점유율이 내리막 길을 걷기 시작, 2003년 53.2%, 2004년 47.4%, 올들어 10월까지 38.5%로 떨어진 반면 칠레 와인은 같은 기간 각각 4.0%, 6.2%, 13.3%, 17.8%로 늘어나 희비가 갈렸다. 올 한해 추계로 1천200만 달러의 수입액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칠레 와인 수입 증가세는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관세가 매년 2.5%씩 낮아지고, 이에 맞물려 국내 수입업체들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칠레 와인도 `와인 다국화 시대'를 맞아 국내 소비자들의 수요가 다양해 지면서 인기가 점차 시들해 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웰빙 바람 등을 타고 성장중인 국내 와인시장은 올해 시장 규모가 2천500억-3억원 가량에 이르고 있다"면서 "칠레 와인의 돌풍 속에 와인하면 프랑스라는 인식이 깨진 지 이미 오래"라고 주장했다. 칠레 와인을 수입, 판매하는 두산주류BG는 칠레 와인 2위 소식이 알려지자 아돌포 카라피(Adolfo Carafi) 주한 칠레 대사가 이날 시내 한 호텔에서 칠레 카르멘(CARMEN) 와인 홍보 대사인 탤런트 김성민씨에게 칠레 와이너리 여행권을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고 소개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