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체감경기 하락세는 멈췄으나 고유가 등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업들은 내년 1분기까지는 경기회복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1천313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06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내년 1분기 BSI(기업경기실사지수) 전망치가 기준치를 약간 상회하는 ‘101’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추세 상으로는 2분기 ‘111’을 정점으로 3분기 ‘107’, 4분기 ‘100’으로 2분기 연속 하락했던 기업들의 체감경기 하락세가 멈춘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지난 4분기와 마찬가지로 경기호전을 예상한 기업과 경기악화를 예상한 기업이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 아직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판단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응답기업의 분포를 보면 전분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45.7%(599개사)인 가운데, 경기호전과 경기악화를 예상한 업체는 각각 27.6%(363개사), 26.7%(351개사)였다. BSI는 기업들의 현장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100을 넘으면 경기가 전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뜻하며 100미만이면 그 반대다. 세부항목별로 보면, 설비가동률(105)과 생산량(105) 등 생산 활동과 설비투자(106)는 전분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반면 원재료가격(56)과 경상이익(79)은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아 기업들은 고유가 지속과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염려하고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다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내년 1분기 BSI 전망치는 ‘101’로 동일했으나, 중소기업의 경우 올해 4분기(99) 경기악화 전망에서 내년 1분기 경기호전 전망으로 바뀐 반면 대기업은 4분기(107) 때보다 상승 기대치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원재료가격(65)과 경상이익(86) BSI가 4분기 때의 74, 100에 비해 크게 악화돼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1분기 예상되는 경영애로 요인으로 기업들은 `원자재값(32.2%)'을 가장 많이 꼽아 유가 불안감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고, 다음으로는 ‘자금사정(23.8%)’을 꼽은 경우가 많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천30-1천50원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환율변동'을 애로요인으로 꼽은 경우는 11.3%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3분기 조사 때의 절반 수준에 머문 것이다. 중소기업은 ‘원자재(31.7%)’, ‘자금사정(25.8%)’, ‘환율(11.2%)’, ‘임금(10.0%)’, ‘인력(9.9%)’ 등의 순으로, 대기업은 ‘원자재(34.9%)’, ‘환율(11.6%)’, ‘자금사정(10.5%)’, ‘임금(9.3%)’, ‘노사관계(9.3%)’ 등의 순으로 애로요인을 꼽았다. 업종별로는 후판가격 하락과 고유가 지속에 따른 채산성 호조가 지속되고 있는 조선(133)과 정유(133), 수출호조세 지속과 내수호전이 기대되는 자동차(121), 전자.반도체(117) 등의 업종이 경기호전을 전망한 반면, 저가 중국제품의 국내외 시장잠식이 지속되고 있는 섬유(92)와 고유가. 건설경기 위축으로 연관산업의 수요감소가 예상되는 철강(86) 등의 업종은 전분기보다 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현경숙기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