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한국에 추기경 한 명이 추가로 임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수환 추기경에 이은 두 번째 추기경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 천주교는 그동안 새 추기경 서임을 꾸준히 요청해왔고, 4월에는 바티칸을 방문한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알현한 자리에서 한국 방문과 함께 추기경을 추가 서임해달라는 뜻을 전달한 바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도 최근 개최된 세계 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의 성공을 축하하는 내용의 친서를 이달 초 바티칸대사를 통해 교황 앞으로 보내며, '한국 천주교의 추기경 추가 임명이 한국민의 염원이며 교황의 방한을 바란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져 어느 때보다 두번째 한국인 추기경 탄생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천주교계에서는 전국 교구장을 맡고 있는 대주교나 주교 가운데 후임 추기경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가운데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춘천교구장 장익(72) 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60) 주교, 의정부교구장 이한택(71) 주교, 부산교구장 정명조(70) 주교, 광주대교구장 최창무(69) 대주교 등. 장익 주교는 장면 전 총리의 아들로 교황의 총애를 받고있는 점과 올초 선종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줄 정도로 교황청 내에 잘 알려져 있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또 강우일 주교는 한때 서울대교구장으로 거론됐다는 점에서, 이한택 주교는 수도 과정에 대해 널리 인정받는 예수회의 한국 지부장을 지냈다는 점 등에서 차기 추기경감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때 유력한 추기경 후보로 꼽혔던 서울대교구장 정진석(74) 대주교는 나이 때문에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다. 교구장 은퇴 나이는 75세이다. 하지만 김수환 추기경도 47세에 마산 교구장에서 일약 서울대교구장으로 발탁돼 추기경에 서품된 것처럼 의외의 인물이 낙점될 가능성도 높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