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사들이 2010년과 2014년 월드컵 축구 중계권을 따내기 위한 응찰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한국방송협회와 지상파방송 3사 등에 따르면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이 실시한 2010년 및 2014년 월드컵 축구 중계권 입찰 마감 결과 국내 방송사들은 응찰 자체를 포기했다. KBS, MBC, SBS 등으로 구성된 '코리아 풀'(KOREA POOL)과 스포츠 마케팅사인 IB스포츠 등은 2002년 및 2006년 월드컵 중계권료에 비해 대폭 오른 중계권료를 감당할 수가 없어 응찰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FIFA는 2002년과 2006년 월드컵 중계권을 한데 묶어 판매한 데 이어 2010년과 2014년 월드컵 중계권도 한데 묶어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코리아 풀' 관계자에 따르면 2002년과 2006년 월드컵의 국내 중계권료는 6천만달러(2002년 3천500만 달러, 2006년 2천500만 달러)였으나 2010년과 2014년 월드컵을 하나로 묶은 중계권료는 무려 1억 달러를 호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협회 관계자는 "FIFA측이 2010년과 2014년 월드컵 중계방송에 대해 터무니없이 높은 중계권료를 요구해 국내 지상파방송 3사는 이번에 응찰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근 지상파방송 3사를 제치고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국내 독점 중계권을 따내 파란을 일으킨 IB스포츠 역시 FIFA가 요구하는 중계권료가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 지상파방송 3사와 마찬가지로 응찰을 포기했다. 이에 따라 국내 축구팬들은 경우에 따라서는 2010년과 2014년 월드컵을 시청할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박현정 KBS 기획사업팀장은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0년과 2014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을 지불하면서까지 중계권을 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응찰을 포기했다"며 "2009년쯤 FIFA로부터 중계권을 따낸 대행사와의 협상을 통해 중계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