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컨설팅업체 R사의 P사장은 최근 지방 강연회에 강사로 갔다가 달라진 시장 분위기를 절감했다.


올초에 비해 수강자가 절반 이하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P사장은 "시세 차익이 나도 세금으로 다 빼앗기는데 누가 투자를 하겠느냐"며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말 자체가 무의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최근 급감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이제 부동산 투자는 없다"는 말까지 나올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주택시장은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종합부동산세의 세대별 합산과 대상 확대,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실거래가 과세(세율 50%) 등으로 주택시장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여기에 재건축·재개발 입주권을 보유 주택 수에 추가해 양도세를 매기는 것도 투자를 크게 위축시키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분양시장 역시 이미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경우라면 새 아파트 입주 시기에 중도금 대출을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할 수 없는 등 투기지역의 담보대출이 사실상 가구당 1건으로 제한되면서 투자 수요가 상당부분 차단된 상태다.



◆토지는 매입조차 힘들어


토지시장은 더하다.


투자할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다.


농지 및 임야 취득을 위한 사전 거주 요건이 현행 6개월에서 1년 이상으로 강화되고,토지거래 신청시 자금 조달 내역을 제출토록 한 것 등은 일반인들의 투자를 사실상 완벽하게 차단한 것으로 평가된다.


S은행 PB 관계자는 "상속이나 증여를 염두에 두고 장기간 자금을 묻어두기가 어려운 일반인들의 토지 매입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수익형 부동산에서는 상가만 명맥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대비 업무용 면적 비율이 70%로 늘어나고,온돌 설치가 금지되면서 사실상 주거용이 사라지게 된 것이 큰 악재다.


펜션 역시 소규모 펜션(농어촌민박)을 운영하려면 사전에 시장이나 군수로부터 민박지정증서를 발급받아야 하는 등 투자환경이 열악해졌다.


다만 규제에서 다소 벗어난 상가만이 후분양제로 인한 공급 감소까지 겹치면서 일부 단지 내 상가를 중심으로 투자 대상으로서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