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벌어들인 돈을 쌓아두는 경우가 늘면서 유보율이 500%를 넘어섰다. 2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9월 말 현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524개 제조업체의 유보율은 평균 501.81%로 작년 말의 467.58%에 비해 34.23%포인트나 높아졌다. 유보율은 영업활동을 하거나 자본 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자금 가운데 얼마만큼을 사내에 두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이 비율이 높으면 통상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무상증자, 자사주 매입, 배당 등을 위한 자금 여력이 크다는 의미를 지니지만 투자 등 생산적 부문으로 돈이 쓰이지 않고 고여 있다는 부정적 측면도 있다. 이들 제조업체의 9월 말 현재 자본총계는 323조3천236억원으로 9개월 전보다 7.55% 늘어난 반면 자본금은 53조7천254억원으로 1.43% 증가하는데 그쳐 유보율이 이같이 높아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올 상반기 순이익이 32조원 가량 발생, 자본총계가 증가하면서 유보율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10대 그룹은 139조5천55억원의 자본총계와 19조6천319억원의 자본금을 기록, 유보율이 작년 말 565.56%에서 올 9월 말 610.63%로 45.05%포인트 높아졌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9개월 전보다 53.91%포인트 늘어난 1천35.83%로 가장 높았고이어 ▲SK 900.04% ▲현대중공업 776.98% ▲한진 709.38% ▲현대자동차 453.63% 등의 순서다. GS의 유보율은 422.49%로, 358.20%를 기록한 LG를 능가했다. 주요 기업의 유보율을 보면 SK텔레콤이 1만7천566.48%로 가장 높았고 ▲삼성전자 4천15.81% ▲포스코 3천785.99% ▲신세계 2천306.66% ▲한국전력 1천216.90% ▲SK 1천80.85% 등이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 기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