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은 기본이죠. 여차하면 공항 영접에서부터 의전 수행,행사 진행까지 닥치는 대로 해치웁니다."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회의에서 행사 진행 인력의 운영을 담당하는 심영섭 APEC 교육재단 협력팀장은 25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경력이 화려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통역요원으로 시작,외교부 인턴을 거쳐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에서 호텔 의전과 만찬 통역을 맡았다. APEC과는 2002년부터 인연을 맺었다. 당시 정보통신부 장관 회의에서 방글라데시 장관의 '리에종(liaison·연락관)'을 맡았고 올해 열린 3차례 고위관리회의(SOM)에서도 회의 운영을 담당했다. 지금까지 100여차례 국제행사를 경험한 베테랑이다. 심씨는 이 같은 경력을 인정받아 이번 APEC에 동원되는 운영요원 130여명의 관리까지 맡고 있다. "등록,인포데스크,회의장 운영,각국 연락관까지 모두 제 담당입니다. 채용에서부터 업무 배정과 교육까지 맡아야 했죠." 심씨는 여차하면 '대타'를 뛰어야 한다. 대표단 입국이 일시에 몰리거나 일정이 변경되면 통역,공항 영접,대표단 수행까지 도맡아야 한다. 심씨가 이번 행사에서 맡을 가장 큰 역할은 정상 의전요원으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1 대 1로 보좌해야 하는 일이다. 18,19일 정상회의와 오찬 및 만찬,공식 사진촬영 등 정상들의 공식 행사가 자연스레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그림자 역할이다. 공식 사진촬영 때는 정상들에게 두루마기를 입히고 옷고름을 직접 매주는 일도 맡는다. APEC 교육재단이 세 번째 직장이지만 심씨는 아직 학생이다. 고려대 국제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심씨는 "APEC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한국을 해외에 알리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