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이베이가 아시아·태평양 경영총괄본부를 서울에 설립한다. 이베이의 결정은 한국이 아시아지역 전자상거래 비즈니스 모델을 주도할 수 있는 계기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APEC 투자환경설명회 참석을 위해 방한 중인 멕 휘트먼 이베이 사장은 16일 부산시청에서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과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서울 설립'을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베이가 아·태지역본부를 서울에 세우기로 결정함에 따라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한국 진출이 잇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1월 서울 강남 교보타워에 문을 열 이베이 아·태지역본부는 한국을 비롯해 홍콩 호주 대만 뉴질랜드 등 10개국의 지사를 총괄하게 된다. 아·태지역은 미국을 제외한 이베이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주요 시장이다. 이재현 옥션 대표가 아·태지역본부 총괄대표를 겸직하며 옥션의 부사장급 임원이 재정과 영업관리를 맡는다. 옥션은 이베이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로 거래액 기준으로 미국을 제외하고 이베이가 진출한 33개국 가운데 독일 영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베이가 아·태지역본부의 입지로 서울을 선택한 데는 IT 인프라와 인적자원 등의 장점 외에 정부의 적극적인 유치 노력도 한 몫한 것으로 전해졌다. 멕 휘트먼 사장은 지난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마련한 외국계 CEO(최고경영자)와의 면담자리에서 처음으로 아·태본부 설치 제안을 받았다. 산자부는 이베이 아·태 경영본부 유치가 오는 2010년까지 약 1조원 이상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와 한국 전자상거래 모델의 아시아지역 전파 등의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부산=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