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2분기에 비해 뚜렷이 개선된 모습을 보이면서 기업 실적이 지난 2분기에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전 분기와 비교할 경우 상장기업들의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 들어 3분기까지의 누적 실적은 매출액의 경우 작년 동기 대비 2.9% 늘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상반기 실적이 워낙 부진했던 탓에 각각 15.2%,8.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누적 실적도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상반기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던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업종 실적 호조 두드러져


3분기에도 제조업보다는 금융업의 실적개선이 두드러졌다.


제조업의 경우 3분기 들어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의 약진 등에 힘입어 정보기술(TI)업체의 실적이 반등하면서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8.3%,순이익은 7.4% 증가했다.


그러나 작년 3분기와 비교해선 각각 14.4%,1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아직 실적 회복세가 본궤도에 오르진 못했음을 보여줬다.


제조업 중에는 의료정밀(146.7%),운수창고(108.8%) 등이 전 분기와 비교해 두드러진 순이익 증가율을 나타냈으며 삼성전자 등이 속한 전기전자업종도 38.17%의 순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종이목재(-43.4%),철강금속(-32.6%),음식료(-9.8%) 등은 순이익이 감소했다.


건설업의 경우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해 순이익이 전 분기 대비로는 14.3% 줄었지만 작년 3분기보다는 67.7%나 급증해 업황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업은 자산건전선 개선에 따른 충당금 전입액 감소로 인해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11.4% 늘었고 작년 동기 대비로는 143%나 급증했다.


특히 외환은행의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194% 급증한 것을 비롯해 국민(89.2%),기업(50.9%),대구(40.5%),부산은행(36.4%)등이 30%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나타냈다.


현대중공업 웃고 금호 울고


주요 그룹별로는 한진(764.9%)과 현대중공업(161.6%) 그룹이 전 분기 대비 100% 넘는 순이익 증가율을 보이며 두각을 나타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작년 3분기와 비교해선 순익이 무려 3472.8%나 급증했다.


지난 2003년 이후의 선박가격 상승기에 수주한 물량들이 속속 건조를 마치고 발주자에 인도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삼성(16.9%)과 LG(57.5%) 그룹도 순익이 전 분기 대비 증가했다.


그러나 작년 3분기보다는 각각 28.6%,31.6% 감소했다.


금호아시아나는 금호산업의 적자전환 등으로 3분기 실적이 악화되면서 전 분기 대비 순이익이 77.9% 감소했고 현대자동차(-19.4%)와 롯데(-18.9%)도 순이익이 줄었다.


◆3분기 누적실적기준 10곳 중 8곳 흑자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3분기 누적 순이익이 흑자를 실현한 곳은 전체 533개사 중 445개사로 83.4%를 차지했다.


반면 적자기업은 88개사로 16.5%였다.


흑자 기업 중 지난해에 이어 흑자를 지속한 기업은 406개사였으며 흑자 전환한 곳은 39개사였다.


반면 적자 전환은 49개사,적자 지속은 39개사였다.


거래소 관계자는 "수익성 위주 경영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흑자전환 기업 중 3분기 누적 순이익 규모가 가장 큰 곳은 LG카드로 지난해 4074억원 적자에서 올해 1조1349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코오롱건설(444억원),대한화섬(176억원),아인스(154억원) 등도 흑자폭이 컸다.


반면 대경기계기술은 지난해 24억원 흑자에서 올해는 615억원의 적자로 돌아서 적자전환 기업 중 3분기 누적적자 규모가 가장 컸다.


삼성전기(-574억원),쌍용자동차(-501억원),한국전기초자(-440억원),팬택앤큐리텔(-426억원) 등도 적자폭이 컸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