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이 넘치는 외환보유액을 미국 국채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데라시마 지쓰로 일본종합연구소 이사장) '중국은 내년에도 투자와 농촌 경제 개발에 힘입어 9%대의 성장을 이룰 것이다.'(장연링 중국 사회과학원 아태연구소장) 경제주간지 한경비즈니스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초청한 일본과 중국의 대표적인 아태전문가들은 지난 15일 한국경제신문 고광철 국제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서 동아시아지역 경제 및 협력방안,APEC 활용 방안 등에 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다. ◆사회=부산에서 21개국 지도급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가 열리고 있다. APEC의 틀 안에서 한·중·일이 주도적으로 협력할 부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데라시마 이사장=에너지가 좋은 분야다. 현재 중동 석유의 70%를 한·중·일 세 나라가 사준다. 중동 의존도가 너무 높다. 분산시키는 게 급하다. 일본은 중국의 메콩델타 지역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다. 유가가 비싼 진짜 이유도 머리를 맞대고 찾아야 한다. 개인적으론 공급 부족이 아니라 투기가 더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3국은 석유 수입 의존도가 가장 큰 나라들이기 때문에 이를 시정하고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장 소장=에너지를 확보하는 것 못지 않게 절약할 수 있는 신기술을 3국이 공동 개발하거나 공유하는 문제도 함께 풀어가야 하는 숙제다. 환경 오염을 줄이는 문제는 중국이 안고 있는 최대 현안 중 하나여서 3국이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사회=한·중·일의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중국과 일본은 어떤 의견을 갖고 있나. ◆데라시마 이사장= 3국이 엄청난 재원을 왜 미국 국채를 사는 데만 집중 투입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돈을 아시아 국가들이 상호 혜택을 받도록 쓸 수도 있을 것이다. ◆장 소장=외환보유액 활용 방안과 관련,아시아개발은행(ADB)이 미국 국채에 필적할 만한 아시아 채권을 발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 유럽연합(EU) 등과도 협의해야 할 일이지만 한·중·일을 주축으로 회원국 재무 정상들이 활발하게 논의해 볼 가치가 있다. ◆사회=내년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나. ◆데라시마 이사장= 일본 경제가 회복됐느냐 안 됐느냐보다는 일본계 다국적기업들의 출현 등 세계 경제의 구조적인 측면에서 접근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일본 경제의 완전한 회복 여부는 몇 년 후 확인해볼 문제다. 그보다는 도요타 도시바 등 일본 기업들이 다국적기업의 위상을 확고히 해가고 있는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장 소장= 중국의 고정자산투자는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가까워 과잉 우려가 나올 정도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엑스포가 끝날 때까지는 투자 심리가 냉각될 것 같지 않다. 또 정부가 농촌 경제 개발에 주력,농촌 지역이 이전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성장률은 올해 9%를 기록한 데 이어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 같다. 정리=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