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의 매각 계획이 난항을 겪으면서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만도의 대주주인 선세이지는 만도 지분을 매각키로 하고 올해 7월 국내외 업체들로부터 인수 입찰제안서를 받은 뒤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현재까지 매각 대상업체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만도는 자동차 제동 및 조향장치 등을 생산하는 부품업체로, 97년 모기업인 한라그룹의 부도 이후 경영난을 겪다 99년 어피티니의 전신인 UBS캐피털 컨소시엄에 매각됐으며, 현재 JP모건 등이 합작 설립한 투자사 선세이지가 73% 가량의 지분을 갖고 있다. 만도 매각작업을 주간하고 있는 JP모건은 입찰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뒤 매각 대상기업을 미국의 TRW, 독일의 컨티넨탈과 지멘스 등 3개 사로 좁혔으며, 이들 3개 사 가운데 2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11월까지 매각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이후 현대차 정몽구 회장이 9월 "만도를 인수할 의사가 있으며,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힌 데 이어 교원공제회와 한라건설도 만도 인수 의향을 표명하고 나서는 등 협상이 활기를 띠는 듯 했지만 아직까지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이 처럼 만도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는 데 대해 만도 안팎에서는 "매각과 인수희망가격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 선세이지측은 만도의 매각가격을 최고 15억-20억달러로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데 반해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적정 매각가격을 10억-15억달러로 전망하는 등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또 만도 매출액의 70% 가량을 납품받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부품회사인 카스코를 인수하고 독일의 지멘스와 자동차 전장부품업체인 현대오토넷을 공동 인수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현대차를 제외한 다른 업체들과의 협상에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선세이지측과의 협상에서 다소 유리한 위치에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매각가격을 낮춰 나간다는 전략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만도의 한 관계자는 "매각 협상에서 가격이 가장 큰 걸림돌로 알고 있지만 이와 관련해 대주주측으로부터 아무런 입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협상이 계속 난항을 겪을 경우 장기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aup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