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철강벨트인 한국 일본 중국에서 철강제품 감산 태풍이 불고 있다. 유럽과 미국지역이 감산을 통한 재고조정에 성공,철강가격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아시아지역 철강가격은 여전히 맥을 못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중·일의 철강 감산 태풍은 일본에서 시작해 한국의 포스코로 넘어온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까지 상륙했다. 중국의 감산 결의는 다시 일본으로 번져 한·중·일 3국이 연쇄 감산의 순환고리를 형성하는 형국이다. 철강가격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이 지역 철강업계의 고육지책이다. 포스코 이구택 회장의 말대로 "혼자만 감산해서는 소용없더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다. 한·중·일 3국 간 '철강 삼각 감산동맹'은 공식 석상에서 맺은 동맹이 아니라 자국 내 철강가격의 가파른 하락세를 견디다 못해 시차를 두고 각자 내린 결정이다. 일본의 경우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금속이 올 상반기에 수출용 제품에 한해 각각 50만t과 5만t을 감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포스코는 지난 7월27일 올해 30만t의 감산 목표를 설정했다. 이어 중국강철협회는 지난달 21일 45개 철강사 대표자회의를 열고 올 4분기에 중국 철강 생산량의 50%를 차지하는 연산 20만t 이하 전기로업체와 연산 25만t 이하 고로업체의 통·폐합을 적극 추진하고 후판과 열연강판 등의 생산량을 5% 감산키로 했다. 신일본제철과 JFE스틸 등 일본 업체들은 다시 지난달 27일 중국의 감산 결의에 화답하듯 올 연말이나 내년 1분기까지 재감산키로 했다. 신일본제철은 연말까지 내수용과 수출용을 합쳐 모두 100만t을 감산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도 중·일 업계에 이어 다시 감산 카드를 빼들지는 아직 불투명하나 내년 초 재감산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중·일 철강 감산 바람은 아시아지역의 재고조정이 지연되면서 철강가격 하락 압박이 지속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저가 중국산 일반재의 대규모 유입으로 인해 일반재가 심각한 가격하락 압박을 받는 것으로 한·일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철강 전문가들은 "올 연초부터 대대적인 감산에 들어간 북미와 유럽의 경우 지난 1~9월 조강생산량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5.1%와 4.2% 감소한 덕분에 수급이 안정되고 가격은 반등하고 있다"면서 "철강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는 중국이 감산으로 브레이크를 걸 경우 아시아지역 철강가격도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