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와 고령화 현상이 개인의 금융자산 구조를 선진국형으로 급속하게 재편시키고 있다. 연 4%대의 은행 이자에 의존하는 소극적인 재테크로는 안정적인 노후를 기대할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의 반영인 것이다. 올 들어 개인 금융자산이 은행 예금에서 이탈,주식형펀드로 지난 10월27일까지 12조원 유입된 게 그 예다. 지난 수십년간 개인 재테크 1순위였던 적금의 위세가 급격히 약화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정기적금 계좌는 지난 2003년 말 100만개를 넘었으나 지난해 말 85만개,올 9월 말에는 73만개로 급감했다. 반면 지난해부터 본격 시판된 적립식 펀드는 계좌 수가 이미 400만개를 넘어서며 샐러리맨의 재테크 1순위 자리를 굳혔다. 재테크의 패러다임이 '저축에서 투자'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저금리시대가 고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기 퇴직,노령화라는 새로운 환경 변화가 나타나자 가계의 금융자산 구조가 미국과 같은 선진형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계 금융자산의 선진형 재편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지적한다. 예·적금의 주식시장 대이동은 이제 시작이란 것이다. 실제 지난 6월 말 현재 개인 금융자산은 1124조원.이 가운데 652조원(58%)은 여전히 현금 및 예금 형태로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개인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주식 비중은 미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국내 주식투자 비중이 11.7%인 데 비해 미국은 44.5%로 4배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개인 예금자산 652조원 가운데 앞으로 5년 이내 최소 100조~200조원가량이 은행에서 주식형 펀드 등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