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병이 총을 쏘는 순간에 그 위치를 광속만큼 신속하게 파악하게 해 주는 적외선 탐지기가 개발돼 미군이 이라크에서 시험 사용하고 있다. 미국의 래디언스 테크놀로지스사가 개발한 웨폰워치라는 이름의 이 탐지기는 적외선 센서를 이용해 저격병의 총이 발사되는 순간에 그 위치를 탐지해낸다. 이를 이용하면 병사들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숨어서 쏘는 저격병들의 위치를 즉각 알아내 대응사격등의 후속 조치로 피해를 최소화하고 제압에 나설 수 있다. 미군은 웨폰워치에 앞서 음파를 이용해 위치를 추적하는 탐지기를 이미 개발해 이라크에서 사용하고 있다. BBN테크놀로지스사가 개발한 이 탐지기는 부메랑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해 이라크주둔군에 지급됐다. 미국방부 연구개발 담당자는 두 탐지기가 각각 장단점이 있으나 웨폰워치가 더 장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초기에 개발된 웨폰워치는 180㎏이나 되는 무게에 사막의 모래와 열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었으나 신형은 무게가 13.5㎏에 불과할 정도로 개량됐다. 미해병은 적외선 탐지기를 자동화기에 연결해 적의 사격이 있을 경우 바로 자동화기가 대응 사격을 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시험해 보는 등 실전에 응용할 수 있는 개발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 발포 명령을 내리도록 하는 교전규칙에 위배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기는 하다. 어쨌든 연방정부는 지난 5년간 1천500만달러를 적외선 개발 연구에 투입했다. 미국방부가 앞으로 웨폰워치에 어느정도를 투자할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6년 전 직원 3명으로 시작한 래디언스사는 지금 직원 275명의 회사로 성장했으며 웨폰워치를 군에 보급하기 위해 국방부를 설득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maroon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