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00년 대선 당시 메릴랜드주에서 자신의 선거책임자를 지낸 엘런 소어브레이(여.68)를 국무부 난민ㆍ이민 담당 차관보로 지명하면서 또다시 정실인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소어브레이 지명자에 대한 상원 외교관계위원회 인준청문회가 열린 25일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그의 경험부족을 질타하며 적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 바버라 박서 상원의원(캘리포니아주)은 "다른 후보 인사들이 지닌 필수적인 경험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비판했다. 폴 사베인즈(민주.메릴랜드주) 상원의원은 이번 인사를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늑장대처로 지난 달 사임한 마이클 브라운 전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 사례와 비교하기도 했다. 국제아라비아말(馬)협회 회장을 지낸 브라운은 재난관리 경험이 거의 없으면서 도 부시 대통령과의 정치적 친분으로 FEMA청장에 발탁됐다가 카트리나 피해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해 비난여론을 뒤집어쓰고 사퇴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소어브레이가 강경한 낙태반대론으로 난민 지원에 필요한 국제적인 지원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내 12개 여성관련 단체들은 부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소어브레이가 여성의 권리와 국제 가족계획 및 관련 프로그램들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표명해 왔다"면서 지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소어브레이는 이날 청문회에서 자신이 메릴랜드주 공공부문과 유엔 여성문제 특사로 일한 30년 간의 경험으로 관리와 예산,인도주의 업무에 충분한 자질이 있다고 주장했다. 내외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소어브레이 지명자는 상원 인준을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무부 인구ㆍ난민ㆍ이민 담당 차관보는 연간 10억 달러의 예산을 관할한다. 이와 함께 상원은 부시 대통령이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반 책임자로 지명한 줄리 마이어스(36) 인선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재무부에서 일한 적이 있는 마이어스 지명자는 조직 관리 경험이 거의 없는 것으로 비판받고 있으나 이미 상원외교관계위원회에서 인준을 받고 전체 상원 인준 투표를 앞두고 있다. 마이어스는 특히 최근 퇴역한 리처드 마이어스 전 합참의장의 조카이며 마이클 처토프 국보안보부 장관 비서실장과 결혼하는 등 '화려한' 인맥을 자랑한다. (워싱턴 AP.로이터=연합뉴스) quarri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