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 기생충 검출] 중국産 먹거리 불신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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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발견됐다는 식약청의 발표로 중국산 먹거리에 대한 불신감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1일 식약청이 중국산 김치의 납 함유량이 기준치 이하라고 발표한 이후 일부 중국산 김치의 수입이 활기를 띠기도 했으나 21일 다시 통관 보류 조치로 중국산 김치에 의존해 온 중소 식당 자영업자나 영세 제조업체들에 큰 타격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산 김치는 국내 식당 공급량의 50%를 점유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국산 김치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 '고공행진'을 벌여온 배추 가격이 급등세를 보일 것으로 우려된다.
◆김치 제조업체,식당 자영업자 비상
최근 농림부 조사에 따르면 서울·경기 지역 한식업소 7만9311곳 중 절반에 해당하는 3만9663개 업소가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는 10곳 중 9곳이 중국산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협 노지채소팀 관계자는 "중국산 완제품 김치는 10∼20kg씩 벌크 단위로 들어오기 때문에 대부분 식당가로 흘러간다"며 "중국산 김치 통관 보류로 이들 식당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산 배추로 김치를 만드는 제조업체들도 비상이 걸리긴 마찬가지다.
한국김치절임식품공업 협동조합 관계자는 "10월 현재 조합원이 100개 업체지만 2003년 영업신고 업체가 660여개인 점을 감안하면 영세 공장의 수가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국산 배추 가격이 급등한 탓에 중소 제조업체로선 김치를 만드는 것 자체가 손해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두산 종가집 동원F&B 등 대형 제조사들은 100% 국산 배추를 사용,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가격 급등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날개 단' 배추 가격
중국산 김치가 통관금지 조치를 받음에 따라 국산 배추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전망이다. 농협유통에 따르면 21일 배추 한 포기당 소매 가격은 3410원으로 전일보다 80원 올랐다. 지난주 평균 시세보다 390원 올랐으며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3배 이상 비싼 값이다.
이날 서울 농수산물가락동시장에서 거래된 배추 5t(상품)의 경락 가격 역시 650만5000원으로 최근 5년간 평균 가격인 192만9000원에 비해 3배 정도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납 김치 파동 이후 배추 가공업체들이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배추 가격은 한때 5t에 700만원을 훌쩍 넘어서기도 했다"며 "김장철로 접어들면 오름폭이 커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수입 중국산 생배추도 논란을 빚을 전망이다.
올 들어 반입된 중국산 생배추는 183t으로 도매 시장에 출하되는 국내산 생배추 월 반입량 3만5000t을 감안하면 미미한 편이다.
하지만 '기생충 김치'의 주 원인이 배추라는 점이 밝혀진 만큼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청은 "아직 생배추에 대한 통관 보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