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사과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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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무한한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우주,다른 하나는 인간의 어리석음이다. 전자는 아직 확신이 안서지만 후자는 확실히 그런 것 같다.' '과학자는 실수를 하면 미모사처럼 확 움츠러든다. 하지만 남의 실수를 발견하면 사자처럼 포효한다.'
자기가 실수하거나 잘못했을 땐 가만히 있고,어쩌다 남이 실수한 걸 알면 사자처럼 구는 게 어디 과학자뿐이랴.어리석지 않으면 인간이 아니라고 하지만 실제 우리 대부분은 무시로 어리석다.
별 것 아닌 일로 싸우고 화내고 누군가를 괴롭히는 게 그렇고,잘못한 줄 뻔히 알면서도 사과할 줄 모르는 게 그렇다.
살다 보면 모르는 사람끼리는 물론 가까운 사람끼리도 다툰다.
학교 가정 직장 사회 할 것 없이 다른 생각,다른 행동에 부딪치고 그러다 보면 사소한 일로 상처를 주고받는다.
문제는 자신이 지나쳤다는 걸 알고 후회하면서도 "잘못했어" "미안해" 한마디를 털어놓지 못하고 어물어물하다 사태를 악화시키는 수가 잦다는 점이다.
사과해야지 생각하면서도 자존심 때문에 혹은 먼저 했다 꿀리는 입장이 되면 어쩌나,상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무슨 망신인가 등의 걱정으로 머뭇거리다 시기를 놓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점점 틈이 벌어져 만나도 인사하지 않는 사이가 되고 영 껄끄러운 사이 내지 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오는 24일은 사과 데이(Apple day)다.
사과의 계절 10월에 사과를 주고받으며 '둘(2)이 서로 사과(4)한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날이다.
무슨 무슨 날이 하도 많긴 하지만 그래도 어떻게 운을 떼야 할지 몰라 속앓이를 하는 이들에겐 먼저 손 내미는 계기가 될 수 있을 듯하다.
마침 '미안해' 같은 글자를 새긴 사과도 판매되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저자 켄 블랜차드가 조언한 '사과할 때 기억할 일'도 기억할 만하다.
'진실을 직시한다. 솔직해진다. 빠를수록 좋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잘못을 구체적으로 밝힌다. 우연한 실수라도 사과한다. 자기비하를 하지 않는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