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도서전인 '2005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이 18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장에서 막을 올렸다. 23일까지 계속되는 도서전에서 주빈국 자격으로 참가한 한국은 IT강국답게 5000년 역사의 응축된 문화콘텐츠에 첨단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유비쿼터스 환경의 주빈국관을 공개,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조직위원회는 거석 유적을 형상화한 거대한 구조물에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된 페이퍼북과 이 종이책의 정보를 담은 모바일폰,노트북을 함께 전시했다. 관람객들은 특히 서점 등 중간 유통과정을 건너뛰어 저자와 출판사,고객을 직접 연결해주는 POD(Publish On Demand·주문형 출판) 구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는 PDA폰에 담겨있는 페이퍼북의 간략한 내용을 구매하고 싶을 경우 핸드폰으로 주문만 하면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출력해 그 자리에서 제본을 거쳐 소비자 취향에 맞게 책으로 만들어 손에 쥐어주는 방식의 '유비쿼터스북'이다. 황지우 주빈국 조직위원회 총감독은 "유비쿼터스북은 모바일 통로를 통해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새로운 출판형태로 휴대성이 강조되는 시대에 현실적인 출판 대안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주빈국관은 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인 직지와 팔만대장경,훈민정음,조선왕조실록,승정원 일기 등 한국 출판의 나이테를 보여주는 코너와 한국출판의 현재를 있는 그대로 갖다놓은 '한국의 아름다운 책' 등을 선보이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하는 우리 작가들에게 외국 언론의 인터뷰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고은 황석영 이문열 오정희 조경란 등 한국작가들을 인터뷰하고 싶다는 외국 언론의 요청이 40∼50건이나 들어왔다고 조직위 관계자들이 전했다. 특히 고은 시인은 노벨문학상을 타지 못한데 대한 질문이 잇따르자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애써 피했다. 이에 앞서 전체 도서전 개막식과 주빈국 개막식에는 이해찬 국무총리와 배종신 문화관광부 차관,김우창 주빈국 조직위원장,황지우 총감독,고은 시인,위르겐 보스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위원장,로란트 코흐 헤센주지사 등 한국과 독일 인사 1500여명이 참석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