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의 TV' 위성DMB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매월 1만3000원씩 시청료를 내는 유료 가입자가 20만명을 돌파했지만 연말 목표인 60만명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투자를 위한 유상 증자가 성공할지 여부도 미지수다. 지상파 방송을 실시간 재송신하는 문제는 방송사 노조의 반대로 협상이 끊긴 상태다. 이 와중에 수도권 지상파DMB 사업자들은 오는 12월 본방송을 시작한다. 지상파DMB는 무료라는 점에서 위성DMB에 위협이 되고 있다. ◆연말 가입자 목표 하향조정 위성DMB 사업자인 TU미디어는 당초 연말까지 유료 가입자 60만명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지난 5월 본방송 개시 후 두 달 간격으로 10만명(7월22일)과 20만명(9월28일)을 돌파하는 데 그쳤다. 이달 들어서는 가입자 증가율이 둔화돼 목표 달성이 어렵게 됐다. TU미디어는 지난 여름부터 대대적으로 길거리 홍보 이벤트를 벌였고 최근에는 텔레비전에 광고를 내고 있다. 지난 6~8월에는 위성DMB 새 모델이 대거 시판됐다. 지금까지 발매된 위성DMB 단말기는 휴대폰 겸용 8종,차량용 4종,전용 단말기 1종 등 총 13종에 달한다. 그런데도 최근 올해 말 가입자 목표를 40만명으로 낮춰 잡았다. 이에 따라 손익 분기점으로 추정한 유료 가입자 550만명 달성 시기도 늦춰지게 됐다. TU미디어는 다음 달 삼성전자가 위성DMB폰 3개 모델을 시판하는 것을 계기로 가입자를 적극 끌어모을 계획이다. ◆유상증자와 지상파 재송신 TU미디어는 1370억원인 자본금을 이달 중 2270억원으로 900억원 늘릴 계획이다. 중계기 확충에 필요한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청약 마감일(20일)을 이틀 앞둔 18일까지도 증자에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표시한 곳은 최대주주인 SK텔레콤뿐이다. 2대주주인 일본 MBCO나 MBC SBS 등은 증자 참여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KBS MBC SBS 등 지상파방송 재송신 문제는 지난 5월 방송 노조가 반대 입장을 밝힌 뒤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태다. TU미디어 관계자는 "위성DMB가 활성화되려면 KBS MBC SBS 프로그램을 실시간 재송신해야 한다"며 "재송신되기까지 자체 채널을 운영하고 외국 드라마를 방영하는 등 콘텐츠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지상파DMB의 위협 더 큰 문제는 수도권 지상파DMB 사업자들이 오는 12월 본방송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방송 3사가 주도하는 지상파DMB는 무료인데다 KBS MBC SBS의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방영한다. 게다가 내년 7월엔 수도권 지하철 전 구간에서 시청할 수 있어 위성DMB에 큰 위협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위성DMB는 KBS MBC SBS 등 방송 3사의 프로그램을 재송신하지 않는 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