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독도를 정벌하고 한국 북한 중국까지 잇따라 무찌른 다음 국제연합(UN) 상임이사국이 된다는 PC 게임이 일본에서 출시된다. 이에 따라 일본이 게임을 통해 우경화 움직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일본 게임업체 시스템소프트는 다음달 18일 군사전략게임 '현대대전략 2005-호국의 방패 이지스함대'를 PC용과 콘솔용으로 내놓는다. 이 게임은 일본 자위대의 상징이 된 이지스함대가 전쟁을 통해 한국 북한 중국을 차례로 무찌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이 UN 상임이사국이 돼 중앙아시아 분쟁에 개입한다는 시나리오도 담겨 있다. 특히 자위대가 일본을 공격한 한국군을 막아내고 독도를 정벌한 뒤 제주도까지 제압한다는 시나리오를 통해 한국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자위대가 북한 핵시설을 공격하고 중국-일본 간 영유권 분쟁 지역인 동중국해 댜오위다오(釣魚島)에서 전투를 벌여 중국군을 분쇄한다는 내용 등 극우 성향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 게임을 개발한 시스템소프트사는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신사참배로 물의를 일으켰을 때 '현대대전략-해외파병의 길'을 출시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대대전략 2005'는 아시아 각국의 역사를 왜곡할 뿐만 아니라 군국주의 부활을 정당화하려는 의도까지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대대전략 시리즈가 일본에서 매우 인기 있는 게임은 아니지만 상당한 고정 팬을 갖고 있다"며 "일본의 급속한 우경화 경향과 맞물려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일본이 게임에서도 역사를 왜곡한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월야한담'이란 아이디의 네이버 회원은 "(일본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군"이라고 꼬집었고,"우리도 왜국멸망기(倭國滅亡記)란 게임을 만들자"(아이디 마이너스),"내가 본 비현실적 게임 중 최고다"(〃 바닷물)는 반응도 나왔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