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타고, 친구차 얻어타고...' 딕 아드보카트(58.네덜란드) 신임 국가대표팀 감독의 '한마디'에 대표팀 소집 풍경도 확 달라졌다. 오는 12일 이란과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국가대표팀이 첫 소집훈련에 들어간 7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 아드보카트 감독의 부름을 받은 22명의 태극전사들은 이날 오전부터 속속 파주로 모여들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차를 직접 몰고 훈련장에 오지 말라"고 지시를 내린 터라 태극전사들은 생경한 모습으로 파주NFC에 들어섰다. 일단 '대표팀 맏형'인 수비수 최진철(34.전북)과 골키퍼 김영광(22.전남), 미드필더 조원희(22.수원)는 택시를 타고 입소했다. 김영광의 경우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올라온 뒤 택시를 타고 파주에 입소했다. 택시비만 2만5천원. 조원희도 서울 잠원동 집에서 택시비 3만5천원을 들여 대표팀에 합류했다. '당돌한 아이' 이천수(24.울산)는 미스코리아 출신의 "여자친구 차를 타고 왔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나머지 선수들도 이전과는 다르게 자기 차를 놓아두고 가족이나 에이전트 등 지인들의 도움을 빌려 파주에 도착했다. 이동국(26.포항)은 자신의 집으로 찾아온 정경호(25.광주)와 함께 이날 선수 중에서는 가장 먼저인 오전 11시 25분 입소했다.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박주영(20.서울)은 에이전트의 차를 타고 들어왔다. 전날 창원에서 일본 J리그 빗셀 고베와의 친선경기에 출전했던 박주영은 7일 새벽 서울로 올라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대표팀에 합류했다. 부천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수비수 김한윤(31)과 조용형(22)은 각각 친구와 아버지 차를 얻어탔다. 선수들은 감독이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을 해 보자는 데 따라야 되지 않느냐는 덤덤한 반응이다. 안정환(29.FC메스)은 "감독의 뜻에 맞춰 선수들도 더욱 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고, 조원희는 "감독님이 정신적으로 더욱 강하게 무장하라는 뜻인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코칭스태프들도 일찌감치 입소, 선수들을 맞이했다. 이날 대표팀 통틀어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건 핌 베어벡 수석코치로 전날 FC서울-빗셀 고베전을 관전한 그는 창원에서 7일 오전 첫 비행기로 올라와 10시 25분께 파주 NFC로 들어섰다. 이어 20분 뒤 아드보카트 감독이 압신 고트비 코치와 함께 나타났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취재진에 '굿 모닝'이라는 짧은 인사를 건넨 뒤 조영증 파주NFC센터장과 먼저 와 있던 베어벡 코치의 영접을 받으며 숙소로 들어갔다. 수원에서 오전 11시에 출발했다는 송종국(26.수원)은 차가 막혀 오후 1시 9분께 도착, 유일하게 지각생이 되고 말았다. (파주=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