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지난해 자살률이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암이 사망원인으로 21년째 부동의 1위를 차지했으며 폐암과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28일 이 같은 내용의 `2004년 사망원인 통계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OECD 국가 중 자살률 최고 = 지난해 우리나라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은 24.2명으로 OECD국가 중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에 이어서는 헝가리가 22.6명(2003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가 가장 많았고, 일본이 18.7명(2002년 기준), 벨기에가 18.4명(1997년 기준), 핀란드가 18.4명(2003년 기준)으로 뒤를 이었다. 김동회 통계청 인구동향 과장은 "OECD국가 중에서 자살률이 한국처럼 높은 나라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살은 남녀문제, 경제문제, 부부갈등 문제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루평균 672명, 시간당 28명 사망 =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간 사망자 수는 24만6천명으로 하루평균 672명이, 시간당 28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사망자들의 사망원인을 보면 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전체사망자 중 26.3%인 6만5천명에 달했다. 이어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13.9%(3만4천명), 심장질환은 7.3%(1만8천 명), 당뇨병은 4.8%(1만2천명), 자살은 4.7%(1만2천명) 등의 순이었다. 하루평균으로는 177명이 암으로, 93명은 뇌혈관질환으로, 49명은 심장질환으로 32명은 자살로 32명은 당뇨병으로 사망했다. 성별 사망원인 순위를 보면 남자는 여자에 비해 자살(인구 10만명당 34.5명)이 4위, 간질환(31.0명)이 5위, 운수사고(25.2명)가 6위로 순위가 높았고, 여자는 남자에 비해 당뇨병(24.5명)이 4위, 고혈압성 질환(13.9명)이 6위, 만성하기도 질환(13.0명)이 7위로 순위가 높았다. 연령계층별로 보면 20대 미만에서는 운수사고로 인한 사망이 가장 많았고 20∼30대는 자살이, 40대 이상은 암이 사망원인 1위를 차지했다. ◇암 21년째 사망원인 1위...폐암 급증 = 암은 통계조사가 시작된 1983년 이래 21년째 부동의 사망원인 1위를 지켰다. 암으로 인한 사망률(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은 지난 1983년 70.5명이었지만, 1994년 112.7명을 거쳐 지난해에는 133.5명에 달해 21년새 2배 가량 늘었다. 최근 10년간 암에 의한 사망률 변화를 보면 사망률이 가장 많이 상승한 암은 인구 10만명당 사망자수가 8.7명 늘어난 폐암이었으며 대장암은 6.6명, 전립샘암은 2.9명, 췌장암은 1.9명이 늘어 뒤를 이었다. 반면 위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인구 10만명당 5.6명이 줄어 가장 많이 감소했고 자궁암은 1.3명, 간암은 0.4명, 백혈병은 0.1명 등이 각각 줄었다. ◇10년 새 운수사고 사망률 절반으로 급감 = 최근 10년 간 사고사에 의한 사망률은 1994년 73.6명에서 지난해 63.0명으로 10.6명이 감소했다. 특히 운수사고로 인한 사망률은 1994년 35.3명에서 지난해 17.2명으로 줄어 18.1명이 감소, 절반 이상 급감했다. 익수사고로 인한 인구 10만명당 사망자수는 3.4명, 중독사고는 2.9명, 화재사고는 1.0명이 각각 줄어 뒤를 이었다. 반면 자살로 인한 사망률은 1994년 10.5명에서 지난해 25.2명으로 14.7명이 늘어 1.5배가량 상승했다. ◇남성 사망률 여성의 1.2배 = 지난해 성별 사망률을 보면 남성의 사망률이 여성보다 1.2배가량 높았다. 사망원인별로 보면 남성은 여성보다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4.4배, 운수사고는 2.8배, 자살이 2.2배 높았던 반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고혈압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2.0배, 뇌혈관질환은 1.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50대 남성사망률이 여성사망률의 2.98배로 가장 높았고 이후 점점 낮아져 40대 남성은 2.77배, 60대는 2.55배로 나타났다. 지난해 사고사에 의한 사망자의 연령별 구성비를 보면 40대가 18.5%를 차지해 가장 많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항목별로 보면 40대는 타살로 인한 사고사가 29.3%로 가장 많았고, 50대와 60대는 중독사고(17.2%, 24.2%)로, 70대는 추락사고(18.3%)로 가장 많이 죽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