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은 심장병을 일으키는 주요한 위험요인으로 복부지방을 꼽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세계심장협회가 다국적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와 함께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27개국 내과의사 2천67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의사의 60% 가량이 심장병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복부지방을 꼽았다. 하지만 대다수 일반인들은 허리 둘레가 심장병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병원에서 의사와 함께 허리둘레를 측정한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5명 중 1명에 불과했다. 국내 조사결과만 놓고 봤을 때는 내과 전문의 100명 중 60명(60%)이, 일반인 400명 중 200명(50%)이 복부 비만과 심장병의 연관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반면 주기적으로 허리 둘레를 측정해 몸의 어느 부위에 체중이 집중되어 있는지를 검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일반인의 3%에 그쳤다. 보통 허리둘레가 남자 90cm(35인치) 이상, 여자 80cm(31인치) 이상일 경우 복부 비만으로 판정된다. 허리 둘레가 클수록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이 증가하는 만큼 적절한 체중과 체형의 유지는 매우 중요하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연세의대 심장내과 장양수 교수는 "복부 비만은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중요한 위험 요소로 심장마비 발생 연수를 4년에서 8년까지 앞당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허리 둘레는 심장병, 혈관 질환, 당뇨병 등의 위험을 더욱 잘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이라고 말했다. 순환기학회 조승연 이사장은 "복부 비만관리는 심혈관 질환의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일상에서 간편하게 허리 둘레를 측정함으로써 건강한 체형을 유지하는 게 심장 건강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순환기학회는 오는 25일 세계심장협회가 정한 `세계 심장의 날'을 맞아 복부 비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서울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한국의 허리둘레를 잽시다'라는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bio@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