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닥터 K는 바로 나' 지난해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배영수(24.삼성)와 다니엘 리오스(34.두산)가 올해 탈삼진 타이틀을 놓고 토종-용병의 자존심을 건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배영수와 리오스는 지난해 개리 레스(당시 두산)와 똑같이 시즌 17승으로 공동 다승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배영수가 지난 시즌 승률 1위(0.895)로 2관왕에 오른 반면 리오스는 다승.방어율과 함께 `투수 트리플크라운'의 한 축인 탈삼진 부문에선 145개(공동 2위)로 144개였던 배영수에 근소한 승리를 거뒀다. 두 선수는 시간을 옮겨 올 시즌 최고의 `닥터K' 자리를 놓고 2라운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배영수로 몫으로 돌아가는 듯 했던 탈삼진 타이틀은 나란히 선발등판했던 지난 14일 리오스가 SK전에서 8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141탈삼진을 기록, 배영수(140개) 추월에 성공했다. 공교롭게도 둘은 20일 나란히 배영수가 LG전, 리오스가 현대전에 등판해 다시 한번 자웅을 겨룬다. 둘 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팀(1위 삼성, 3위 두산) 소속이고 맞대결 상대가 용병 투수(LG-왈론드, 현대 현대-캘러웨이)라는 점도 닮았다. 다만 배영수(11승)가 150㎞ 안팎의 빠른 직구를 앞세워 윽박지르는 스타일이라면 리오스는 뛰어난 완급 조절 능력과 정교한 제구력을 동반한 `기교파'라는 점에서 조금 차이가 있다. 리오스는 상대인 캘러웨이가 다승 2위(16승)로 다승왕 희망을 버리지 않은 점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올스타 휴식기 이후 등판한 11차례 중 10차례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에 3자책점 이내 호투)를 기록한 후반기 최고의 투수. 이와 달리 최근 2경기 연속 패전 멍에를 쓰며 부진했던 배영수는 맞상대인 왈론드가 캘러웨이보다 무게감에서 떨어지는 데다 짜릿한 손맛을 찾은 `주포' 심정수 등 호화 타선의 지원을 받는 점에선 그리 나쁘지 않다. 방어율 2위(2.69)인 배영수와 다승 3위(14승)인 리오스가 `무관(無冠)'을 면할 수 있는 탈삼진 부문 대결에서 막판 희비가 어떻게 엇갈릴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